그리스도교인 수가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는 점차 늘고, 서양에선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이슬람교인이 주를 이루던 아프리카에 지금은 그리스도 교인의 숫자가 더 커졌다. 또 남가주 주요 신학교에는 세계적으로 선교의 기적을 이룬 민족답게 한인학생 없인 운영이 곤란할 정도로 많은 한인들이 재학중이다.
그런가 하면 정작 유럽에서는 교회출석률이 전체인구의 2%에 불과한 나라들도 있다. 미국도 성직자를 희망하는 인구수가 급격히 졸아들고 있다는 통계다. 적어도 숫자적으로는 더 이상 그리스도교를 서양종교라 할 수 없다.
그렇다면 정작 교회를 떠난 서양인들은 종교와 무관하게 살고 있을까. 많은 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역설적으로 미국 대중의 종교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 보다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종교에 대한 관심과 필요가 기존 제도로 충족될 수 없기에 다른 형태를 추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즉, 오늘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더 이상 ‘종교’(religion)가 아니라 ‘영성’(spirituality), 즉 ‘영적인 충족’이라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영적인 충족에 대한 갈망은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도 예외일 수 없다. 올 겨울 틱 낫한 스님 인터뷰 차 녹야원을 방문했을 때 수련회에 참가 중이던 여러 한인을 만났다. 불교는 물론 무교, 개신교, 가톨릭 등 여러 종교의 신자들 또는 성직자도 함께 모여 수련한다는 점이 새로웠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믿음 안에서 평화를 찾기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내 것과 네 것을 가르고 쪼개어 새로운 갈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믿음으로 진리에 보다 깊숙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신선했다.
인류의 종교사를 살펴보면 뭔가 일관된 흐름이 있음을 간파할 수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해 왔기 때문이리라. 그렇기에 그 어떤 종교, 그 어떤 교파도 혼자만 옳고 순수하고 유일한 절대성을 주장하는 외딴 섬일 수 없다.
현 세상의 다종교 현상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 안에서 때론 소수가, 때론 다수가 되면서 종교사를 채워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종교는 대화와 협력으로 상생 관계를 유지하면서 모든 사람이 평화롭고 행복한 영적 충족을 느끼도록 영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오늘 있을 틱 낫한 스님의 강연회 ‘내 안의 평화, 가정의 평화, 사회의 평화’에 참석하는 자들이 진정한 영적인 평안함을 얻기를 소원해 본다.
김 상 경
<특집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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