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매리너스에 7이닝 무실점
변화구 위력‘5K’ 5-0 완승 이끌어
96마일 강속구·제구력도 안정
부진털고 ‘확실한 부활’ 예고
이치로 4타석 모두 범타잡아내
‘코리안특급’이 부활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0)가 7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쾌투로 2연패 뒤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박찬호는 16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벌어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로 등판, 7회까지 8안타를 산발시키며 무실점의 빛나는 역투로 레인저스의 5-0 완승을 견인했다. 포볼 3개와 몸맞는 볼 1개 등 사사구 4개를 내줬고 삼진은 5개. 105개의 공을 던졌고 스트라익은 62개였다. 레인저스 입단후 35번째 등판경기에서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한 박찬호는 꼭 1년5일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공교롭게도 박찬호의 마지막 승리도 세이프코필드에서 거둔 것. 박찬호는 지난해 4월11일 바로 이곳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지난해 처음이자 마지막 승리를 따냈었다. 박찬호는 세이프코필드에서 생애 4차례 등판, 방어율 1을 기록하는 등 유난히 이 구장에서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시즌 1승2패가 된 박찬호는 방어율을 3.92로 끌어내리며 지난 2년간의 악몽같은 부진을 훌훌 털어 버리고 ‘코리안 익스프레스’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임을 확실하게 예고했다.
이날 박찬호의 투구는 ‘이제는 기대할 만 하다’는 확신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직구는 시속 96마일과 95마일짜리 광속구가 1개씩 나왔고 꾸준하게 92∼94마일 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날 박찬호의 무실점 호투를 이끈 원동력은 직구 자체의 위력보다는 체인지업과 커브 등 변화구 제구력이었다. 또 매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1점도 내주지 않은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볼카운트 유·불리에 관계없이 예리하게 꽂히는 오프스피드 피치가 구속이 한결 빨라진 직구와 맞물려 위력이 배가되면서 매리너스 타선은 좀처럼 타격포인트를 맞추지 못하고 농락 당했고 결국 7이닝동안 무려 12명이 출루하고도 단 1명도 3루를 밟지 못한 채 무려 10개의 잔루를 기록하고 영봉당하는 수모를 면치 못했다. 박찬호는 또 매리너스 톱타자 이치로 스즈키와의 4차례 대결에서 모두 범타로 잡아내 한일 자존심 대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1회초 터진 행크 블레이락의 솔로홈런으로 1-0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말 포볼과 안타로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으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으나 라울 이바녜스를 외야플라이로 잡고 실점없이 첫 이닝을 마쳤다.
곧바로 2회초 레인저스가 매리너스 선발 길 메시를 랜스 닉스의 투런홈런을 포함, 집중 5안타로 두들겨 4점을 보태 5-0으로 앞서가자 박찬호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승리 예감은 2회말 더욱 분명해졌다. 1사후 랜디 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윈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되는 바람에 다음타자 댄 윌슨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고도 실점을 면했다. 이어 홀버트 카브레라에 몸맞는 볼을 내줘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이치로를 몸쪽 직구로 캐처 파울플라이로 잡고 이날 최고 위기를 무사히 넘겼다.
박찬호는 3회말 에드가 마티네스를 상대로 95마일 광속구를 뿌린 뒤 84마일짜리 체인지업으로 이날 첫 삼진을 뽑아냈고 포볼과 안타로 맞은 1사 1, 2루의 위기에서 이바녜스와 리치 오릴리야를 연속 외야플라이로 잡고 2번째 위기를 벗어났다. 5회에도 2사후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오릴리야를 깊숙한 외야플라이로 잡아낸 박찬호는 7회 마티네스와 브렛 분을 연속 삼진으로 잡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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