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인연합세탁협 이사회 논란 지상중계
▶ 신천성 총연회장 후보, 인준까지
“우여곡절 끝에 총연 회장 후보가 됐습니다. 다 제가 부족해서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한인세탁협 회장을 역임했던 신천성씨가 17일 열린 워싱턴 한인연합세탁협회 이사회에서 미주 총연 후보로 인준됐다.
그러나 신씨가 토로한 대로 워싱턴을 대표하는 공식 총연 후보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회의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통합 이전의 앙금이 세탁인들에게 아직 남아있는 것을 실감했고 판은 깨지지 않아 다행이었지만 세탁협회가 진정으로 통합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할 일이 많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9월 총연 정기총회가 워싱턴 지역으로 확정될 때부터 회장 당선이 유력시 됐던 신씨는 이날 의외로 완강한 출마 반대자들의 목소리에 한 때 이사회 인준 가능성 자체를 의심할 정도였다.
이날 회의장은 신씨가 저가 대형세탁업소를 운영하려 했던 과거 행적을 이유로 총연 후보 출마 자체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사들과 지지자들로 가득찼다. 임시 이사회 임에도 이사들은 평상시의 두 배가 넘는 64명이 참석했고 전직 회장 출신의 고문까지 포함하면 70명이 넘었다.
배인덕 고문 등 반대자들은 “협회 회장으로 있을 때 ‘제 값 받기 운동’을 했던 신씨가 저가 대형업소 인수에 나서는 등 회원들을 배신하는 행위를 했다”고 몰아부쳤다. “협회의 화합을 위한다면 또 1만5,000 미주 한인세탁인들을 위한다면 용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지지자들은 “이제와 과거의 잘못을 따지는 일 자체가 협회를 갈라놓는 일”이라며 “워싱턴 전체 한인 세탁인들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신 후보를 밀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맞섰다.
신 후보의 총연 출마가 한인세탁협회와 전문세탁인협회의 통합 조건인가 하는 문제를 놓고도 격렬한 논쟁이 오갔다.
처음에는 반대자들이 통합합의서에 신씨를 총연 회장 후보로 추대한다는 말이 없으므로 효력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듯 싶더니 양측 통합추진위원장을 맡았던 김성찬 현 이사장(세탁협)과 정시화 위원장(전문세탁인협)이 “분명히 구두로 어느 후보든 총연 회장 출마자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밝히자 상황이 역전됐다. 이길용 회장도 “문서화되지 않았어도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주를 달아 신 후보 지지자 측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박수로 신씨의 총연 후보 자격을 인준해달라는 안용호 전 세탁협 회장의 ‘간곡한’ 요청에도 불구 문제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는 이유로 투표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투표 방법 결정도 쉽지 않았다.
김성찬 이사장이 거수로 투표 하겠다고 하자 일부 회원들은 “무기명 투표로 하자”며 다시 언성을 높였고 김 이사장은 “이제까지 한 번도 무기명 투표를 한 적이 없다. 뭐가 두려워 비밀 투표냐. 내 직권으로 거수로 결정한다”며 강행을 결정, 결국 투표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도 반대자들의 투표가 끝난 뒤 숫자가 중복됐다며 재실시 요구가 들어와 신씨의 반대를 출마하는 회원이 32명에서 30명으로 줄어들었고 찬성 40명으로 인준이 확정되자 실망한 반대 그룹은 일제히 자리를 떠버렸다.
어쨌든 홍역을 겪으며 총연 회장 후보가 된 신씨는 세탁협 분열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일부 회원들의 주장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미주 전체 한인 세탁인의 화합과 워싱턴 세탁업계의 상처 치유를 위해 살신성인의 각오로 일해야할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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