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폐교 촬영 귀신 등장신…임장청 뭔가에 홀린듯 사색
특수렌즈 임은경 넘 무서워
‘아악! 아악!’
촬영장에 갑자기 비명이 울려퍼졌다.
지난 4월28일 오후 전남 순천 용수동 삼거 분교. 4년 전 폐교된 이곳에서 영화 ‘시실리 2㎞’(감독 신정원·제작 한맥영화·먼데이엔터테인먼트)의 촬영이 한창이다.
주인공 임창정이 갑자기 뭔가에 홀린 듯 땀에 흠뻑 젖은 상태로 교실을 뛰쳐나와 말을 잇지 못한다.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이 하얗게 사색이 됐다. 이날 촬영분은 배신자(권오중)를 추적해 시실리까지 흘러들어온 양이(임창정)가 귀신이 돼 버린 송이(임은경)를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이 몽유병 환자처럼 폐교에 이른 양이는 이곳에서 순박해 보이는 마을 사람들이 피로 범벅된 뭔가를 먹고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다. 하지만 양이보다 더욱 놀란 건 마을 사람들이다.
양이 뒤에 서 있는 귀신 송이를 보았기 때문이다. 마을 사람과 함께 놀란 양이는 비명을 지르며 손에 들려 있던 칼을 휘두르지만 송이는 전혀 타격을 입지 않는다. 송이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한 표정이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힌 양이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는다.
임창정은 이날 이 한 장면을 찍기 위해 무려 3시간을 보냈지만 프로배우답게 지친 기색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앞이 보이지 않는 특수렌즈로 인해 연방 NG를 낸 임은경에게 농담을 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여유까지 보였다. 이날 촬영도 원래는 송이를 보고 양이가 놀라는 장면이 전부였다.
하지만 임창정의 즉석 제안으로 본 촬영에 들어가면서 양이가 송이에게 공격하는 설정이 추가됐다. 임창정은 거칠고 터프한 ‘양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단순히 놀라는 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이 같은 요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촬영이 끝난 뒤 조연배우들까지 챙기는 그의 모습에선 달라진 임창정을 또 한번 발견할 수 있었다.
임창정은 “지난해 ‘가수 은퇴’와 함께 올 초 기획사를 직접 차리면서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며 “가수나 만능 엔터테이너가 아닌 ‘배우 임창정’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촬영장에는 촬영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석태 역의 권오중이 현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이란 뜻의 영화 ‘시실리2㎞’는 다이아몬드 때문에 ‘시실리’로 흘러들어온 두 남자 양이(임창정)와 석태(권오중)가 평화롭게 보이는 이 마을에서 겪는 무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순천(전남)=윤경철 angel@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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