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악몽의 2년을 보낸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코리안특급’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는 한인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다. 과연 재기는 가능할까.
일단 지금까지 6게임에서 나타난 박찬호의 모습을 보면 희망은 있다. 1승3패, 방어율 5.50의 성적은 좋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수준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매 게임 직구 최고구속이 시속 95마일에 이르고 있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을 안겨준다. 아무래도 박찬호는 근본이 파워피처이기 때문에 강속구가 없이는 완전한 재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 제구력도 최소한 스트라익 던지기도 버거웠던 지난해보다는 향상된 것이 완연하다.
하지만 안 좋은 사인도 많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너무 많이 얻어맞고 있다는 것. 박찬호의 피안타율은 0.310으로 너무 높다. 장타 허용률도 높아 44안타 가운데 8개가 홈런이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구위와 제구력이라는 기초적인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 특히 제구력이다. 제구력이란 스트라익을 던지는 능력이 아니라 투수가 던지고자 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다. 올해 박찬호는 아직 직구 결정구가 없는 흠이 보이긴 하지만 36이닝에서 28개의 삼진을 잡아낸 구위는 그런대로 괜찮다. 문제는 원하는 곳에 공을 뿌리는 능력에서 너무 기복이 심하다는 것. 빅리그에선 아무리 좋은 볼도 위치가 잘못되면 맞을 수밖에 없다. 너무 잦은 실투는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또 다른 문제는 레인저스의 선전이다. 6일까지 18승10패로 아메리칸리그 전체 2위의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어 팬들과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고 피칭스탭, 특히 선발진은 연일 호투를 뿜어내고 있다. 아는 박찬호 재기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박찬호의 부진은 팀 전체적 부진에 묻혀 가려진 느낌이 많았으나 팀이 선두를 다투는 올해는 조금만 부진해도 고스란히 드러날 수밖에 없게 된 것. 이미 텍사스 한 언론은 박찬호의 선발 로테이션 제외 가능성까지 제시했다. 박찬호가 제 컨디션을 되찾기까지 팀이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는 것. 박찬호로선 이제 ‘시간’이라는 또 하나의 적을 만난 셈이다.
차근차근 재기를 향한 스탭을 밟아나갈 시간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박찬호는 오는 11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7번째 등판한다. 이제는 가능성이 아니라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김 동 우<특집1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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