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으로 26일로 예정됐던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선발 출격이 무산된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결국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
레인저스는 이날 박찬호를 DL에 올리고 대신 트리플-A 오클라호마에 우완 구원투수 로즈맨 가르시아를 불러왔다. 박찬호는 이날 팀이 머물던 시카고를 떠나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텍사스로 돌아갔다. 박찬호는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15일짜리 DL에 올라 다음달 4일부터 DL에서 나올 자격이 생긴다. 박찬호는 이번이 2002년 시즌부터 레인저스에 합류한 뒤 5번째 DL이다.
올 시즌 8차례 등판에서 2승4패, 방어율 5.80의 성적을 기록중인 박찬호는 24일 훈련을 마친 뒤 심한 허리통증을 느껴 26일 예정됐던 선발등판이 취소된 데 이어 결국 DL에 올랐다. 박찬호는 지난해에도 똑같은 부위의 허리통증으로 단 7게임에만 나서 1승3패, 방어율 7.58이라는 생애 최악의 성적을 올린 바 있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은 “박찬호의 부상 부위가 지난해 다친 곳과 같은 곳이어서 안전을 기하기 위해 DL에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찬호 ‘사면초가’
박찬호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버키 쇼월터 레인저스 감독이 구원투수를 불러들이고 있다.
“정리해라” 텍사스 언론 맹공
“레인저스에 ‘굿 뉴스’가 생겼다. 박찬호가 허리통증으로 오늘 밤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나오지 못하게 됐다”
26일자 달라스 모닝뉴스 스포츠섹션에 실린 제리 프레일리 칼럼은 이렇게 시작된다. 홈팀 선발투수가 다친 것을 ‘굿 뉴스’로 표현한 것만 봐도 칼럼 내용이 어떤 것인지 금방 짐작이 가능하다. 팀 내 최고연봉 선수면서도 그동안 도움은커녕 짐만 돼 온 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에게 그동안 쌓였던 감정이 폭발한 듯 첫 마디부터 노골적으로 비꼬는 독설로 시작된 ‘박찬호 성토론’. ‘박찬호는 역대 최악의 계약- 이제는 그와 그의 계약을 정리해야 한다’는 제목에서도 이는 분명하다. 도저히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노기와 비아냥거림이 칼럼 전체에서 철철 흘러 넘친다.
재기를 위한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 허리부상으로 또 다시 좌절을 맛보며 커리어의 일대 기로에 선 박찬호에 대한 동정심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무조건 박찬호를 역대 최악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으로 단정하며 이제는 돈을 포기하더라도 박찬호를 정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팬들도 달라스 모닝뉴스 웹사이트에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8% 이상이 ‘박찬호가 레인저스 사상 최악의 프리에이전트 계약’이냐는 질문에 ‘예스’라고 답하는 등 그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한편 같은 신문의 에반 그랜트 기자는 박찬호가 올스타 브레이크전에 다치는 것을 ‘레인저스 전통’이라고 비꼬는 것으로 박찬호 부상소식을 전했다. 그는 또 지난해 박찬호가 4월말 허리통증으로 부상자명단(DL)에 오른 뒤 6월7일 몬트리올 엑스포스를 상대로 복귀, 선발로 나섰다가 2이닝만에 부상이 도져 잔여시즌을 모두 결장했다면서 이 2이닝짜리 복귀로 인해 레인저스는 부상에 따른 보험혜택마저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즉 선수 부상보험은 보통 선수가 DL에 90일 이상 올라있을 경우에 한해 잔여 연봉의 70∼80%를 지급하도록 되어 있으나 박찬호의 경우 중간에 DL에서 나왔다가 곧바로 다시 들어감에 따라 90일 이상을 연속으로 DL에 머물러야 한다는 규정에서 걸려 보험혜택도 받지 못했다는 것. 박찬호의 복귀 의지조차 보험청구에 장애가 되는 반갑지 않은 일이라는 인상을 남긴다.
올 시즌 한때 박찬호의 재기 노력에 대해 두고보자는 유보적인 자세를 보이던 텍사스 지역의 여론이 이번 일로 급속히 싸늘해지고 있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이제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다.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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