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반포대교 북단…구조하려던 운전자도 함께 숨져
대학신축과정 수뢰협의 내사에 압박 받은듯
이준원(51) 경기 파주시장이 4일 오후 3시47분께 서울 서빙고동 반포대교 북단에서 한강으로 투신 자살했다.
이 시장은 이날 오후 운전사 이모(41)씨가 운전하는 자신의 다이너스티 승용차를 타고 강북에서 반포대교를 건너던 중 북단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 갑자기 차를 세우게 한 뒤 한강으로 뛰어내렸으며, 운전사 이씨도 이 시장을 구하기 위해 뒤따라 물에 뛰어들었다. 긴급 출동한 경찰은 이 시장을 구조해 인근 한남동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바로 숨졌고 운전사 이씨도 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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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사고 순간
목격자 김모(28ㆍ여)씨는 앞에 있던 다이너스티 차량이 갑자기 멈추더니 정장 차림의 중년남자가 뒷자석에서 내려 다리 난간을 향해 뛰어간 뒤 곧바로 아래로 떨어졌다며 이어 운전사가 중년남자를 뒤쫓아갔으나 붙잡지 못하자 상의와 구두 등을 벗은 뒤 한강으로 뛰어 내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용산경찰서 이촌지구대 소속 경비정에 의해 반포대교 하류 방향 50㎙ 수역에서 구조돼 오후 4시25분께 순천향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운전사 이씨는 오후 5시40분께 다리에서 10㎙ 떨어진 수역에서 숨진 채 발견돼 인양됐다. 차량이나 이 시장의 소지품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투신 장소에서는 운전사 이씨의 상의와 구두만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뛰어내린 뒤 차량이 약간 경사진 노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린 점으로 볼 때 운전사가 사이드 브레이크도 채우지 못한 채 황급히 차에서 내려 투신하는 이 시장을 붙잡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왜 투신했나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올해 파주시에 설립된 웅진세무대가 건물 신축 과정에서 편의를 봐달라며 시 관계자에 로비를 벌인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여왔으며 이날 이 시장의 부하 직원 박모씨가 학교측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밝혀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어 이 시장에 대해서도 수천만원의 금품 수수 정황을 포착, 압수수색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관을 시장실로 보냈으나 이 시장은 오전 11시께 서울로 떠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 시장에게 정식 소환을 통보하지는 않았지만 다음주 중 소환할 내부 계획을 갖고 있었고 이 시장도 수사망이 좁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이 시장은 4월 한강에서 투신 자살한 박태영 전 전남지사와 마찬가지로 검찰수사로 인한 심리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부하 직원들이 사법처리되고 있는데 모든 책임은 내가 져야 되는 것이 아니냐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이 시장은 파주시가 고향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1976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대자동차 이사대우와 기획조정실 상무이사를 지냈으며, 2002년 INI스틸 영업담당 전무이사를 거쳐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파주시장에 당선됐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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