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이라크 피랍
무장단체, 한국군 철수 요구… 새벽까지 불응땐 참수
美社직원·유럽기자 등 10여명과 함께 억류
이라크 무장단체가 한국 무역업체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34)씨를 납치한 뒤 한국정부가 24시간 내에 이라크 주둔 한국군 철수와 함께 추가 파병을 철회하지 않으면 김씨를 참수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랍어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0일 오후 10시52분(한국시각 21일 오전 4시52분) 김씨가 복면을 한 무장괴한들에게 둘러싸인 채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장면 등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방영했다. 이 테이프는 알자지라 바그다드 사무소에 우편으로 배달됐다.
인질범들은 테이프에서 아랍어로 한국정부와 한국인에게 밝힌다면서 우리는 한국군이 이 땅에서 철군하기를 원한다. 더 이상 이 땅에 군대를 보내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이 한국인의 머리를 보낼 것이며 다른 당신들 군대의 목도 추가로 보낼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유일신과 성전’(모노시즘&지하드)의 조직원이라고 밝힌 뒤 24시간을 철군시한으로 제시했다.
24시간 시한의 시작이 어느 때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현지시각으로 20일 일몰이나 밤으로 알려져 한국시각 22일 0시 이후부터 이른 새벽 시간에 김씨의 생사가 갈릴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테이프에서 영어로 죽고 싶지 않다. 살고 싶다며 (한국군을) 제발 이곳에서 철수해 달라고 울부짖었다.
김씨는 17일 바그다드에서 200㎞ 떨어진 미군 리브지 캠프에 출장 갔다가 귀로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라크 북부 모술에 머물고 있는 김천호 가나무역 사장은 김씨가 미국 핼리버튼 계열사인 KBR 소속 제3국인 직원 수명과 유럽기자, 일부 경호업체 직원 10여명 등과 함께 바그다드 서쪽 팔루자에 억류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댄 새너 이라크 임시행정처(CPA)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김씨와 관련해 유혈사태가 나지 않도록 하고 그가 안전하게 석방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의 최우선적인 고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석방 협상에 관여하고 있는 수니파 성직자 단체인 ‘이슬람 위원회’의 대변인 하레 알 다리는 우리는 인도주의 차원에서 붙잡힌 한국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일신과 성전’은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조직이다. 자르카위는 2002년 요르단에서 미국 외교관 살해혐의로 궐석재판에서 사형이 선고 받았으며 지난달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를 직접 참수한 범인으로 지목 받았다.
자르카위는 알 카에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이라크 내 테러를 주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군 정보당국은 그에게 1,00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ㆍ바그다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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