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씨 5월31일 피납
한국정부 몰랐거나 숨겼을 가능성 논란
유해 쿠웨이트로 출발… 이르면 주말께 한국 도착
이라크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던 김선일(34)씨가 정부와 각계의 석방노력에도 불구하고 22일 바그다드 인근에서 살해된 채 발견됐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3일 한국시간 22일 오후 10시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km 지점에서 동양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고 미군 당국이 우리군 당국에 연락해왔다며 주 이라크 대사관은 23일 0시45분 미군이 이메일로 송부한 사진이 김선일씨로 확인됐다고 외교부에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신 대변인은 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에게 확인한 결과 김선일씨는 5월31일 팔루자 미군부대를 출발한 뒤 피랍됐다면서 미 군의관은 사망시간이 22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라고 추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씨는 피랍 이후 피살될 때까지 무려 23일 간 억류됐던 것으로 확인돼 큰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는 21일 피랍사실이 공개될 때까지 이를 알지 못했거나 은폐해 김씨에 대한 석방협상을 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김 사장은 외교부에 제출한 사유서를 통해 피랍 이후 이라크인 변호사를 통해 무장단체와 접촉, 곧 풀려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렇게 하는 것이)김씨 신변 안전에 좋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대사관에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도 김씨의 피살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아랍계 위성방송 알 자지라는 22일 이라크 과격파 알 자르카위 산하 무장단체인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가 김씨를 살해했다고 보도하고, 무장단체가 보내온 비디오테이프의 내용을 방영했다.
피살되기 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화면에서 김씨는 눈이 가려진 채 오렌지색 옷을 입고 있었고, 복면을 한 5명의 무장세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울먹이며 힘겹게 숨을 쉬듯이 입을 벌리고 있었다.
복면을 한 남성은 한국인에게 보내는 성명을 통해 이것은 당신들의 손이 저지른 일이라면서 당신들의 군대는 이라크인들을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저주 받을 미국을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알 자지라의 진행자는 곧 이어 김씨가 참수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의 유해는 이날 바그다드 공항에서 미군 C-130 수송기편에 실려 쿠웨이트에 도착, 항공편이 마련되는 대로 이르면 주말께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유해송환에는 주이라크 한국대사관의 손세주 공사와 가나무역 직원이 입회했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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