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김선일씨(33)가 참수 당했다는 소식을 접한 한인들은 말을 잊었다.
김씨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워싱턴 동포들은 22일 김씨가 과격 무장세력에 희생되자 충격과 함께 분노를 금치 못했다.
한인사회 반응
조각가인 유수자씨는“안타깝고 가슴아픈 일”이라며 “테러리스트들은 어떤 희생이 뒤따르더라도 응징하는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훼어팩스의 권일중씨(48)는“아무리 전쟁중이라지만 민간인을 야만적 방법으로 살해하는 건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만행”이라며“아랍계들 가게나 비즈니스를 이용하지 말자는 불매운동이라도 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라크 무장단체가 처형 시한을 연기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김씨의 구출 노력에 한줄기 빛이 드리워지는 게 아니냐는 희망적인 관측이 나왔던 터라 김씨의 처형 소식은 더욱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알렉산드리아의 양혜원씨(23)는 “그래도 설마 하고 김씨의 생환을 기대를 했는데 너무 비극적”이라며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속에 강제적으로 휘말릴 수밖에 없는 약소국가의 비애를 느낀다”고 침통해했다.
얼마전 이라크를 세 차례 방문했던 양국주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 대표는 “이번 사건은 미군의 포로학대 등으로 점령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분노가 높아진 상황에서 일어난 불가피한 희생이었다”며 “많은 이라크인들은 한국인이라면 이유를 막론하고 좋아하기에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과도정부 수립 전 혼란기에 또다른 희생을 막는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지적했다.
미 언론 한인사회 반응 취재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날 김선일씨 사건을 집중보도하면서 한국정부의 입장발표와 추가파병에 미칠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ABC-TV는 한국일보를 방문, 김씨 사건과 파병에 대한 한인사회 반응을 취재 했으며 워싱턴포스트지도 한인들의 반응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군 파병 찬반 논란 대두
김씨가 한국군 파병 철회를 내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되면서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찬반 논란이 워싱턴 한인사회에서도 뜨거워지고 있다.
파병 반대론자들은“명분없는 미국의 침략전쟁에 애꿎은 한국의 젊은이들만 희생될 수 있다”며“다른 참전국들도 철수하는 마당에 파병계획은 전면 재검토돼야한다”고 철회론을 폈다.
볼티모어의 한 40대 남성은“알고보면 김씨 사건도 미국이 자국의 전쟁에 한국을 볼모로 끌어들인 불행한 결과”라며 명분없는 전쟁을 수행하는 미국과 파병을 강행하려는 한국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이에 반해 대다수의 한인들은 국제역학상과 국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파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가피론을 내세우고 있다.
김휘국 동서문제연구소 소장은 “파병에 따르는 희생이 없을 수는 없어나 이라크 재건과 세계평화를 위해 한국 정부가 나서면 한미관계 발전이나 기업들의 중동진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파병 국익론을 강조했다.
앞서의 유수자씨는 “남의 나라 전쟁에 왜 한국인이 희생을 겪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지만 한국군의 파병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도
한편 워싱턴 지역 한인 대학생,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항의운동 차원에서 매주 금요일 붉은 복장(Red Wear)을 입자는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레드웨어 운동은 노르웨이의 여성들이 1940년 독일의 침공에 항의하기 위해 벌였던 운동에서 유래하는 것.
메릴랜드대의 한 대학원생은“부시의 이라크 정책을 비판하며 매주 금요일 붉은 모자나 옷을 착용하는 항의운동이 미 전국의 대학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한인사회에서도 이 운동이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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