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조화 부수는 김선일씨 어머니 24일 고 김선일씨 어머니 신영자씨가 정부의 무성의하고 안일한 모습에 거세게 항의하며 빈소에 있던 노무현 대통령의 조화를 부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고 김선일 빈소 표정...6월초 피랍 보도에 분노
김선일씨 유족들은 24일 김씨가 당초 알려진 날짜보다 훨씬 전에 납치됐고 지난 6월 초 피랍 직후 모습이 TV화면에 나오자 안타까움에 메말랐던 눈물샘이 다시 터져 오열했다. 유족들은 “결국 정부의 거짓말로 착한 우리 아들이 죽었다. 더는 못 믿겠다”고 정부를 원망했다.
부산의료원에 마련된 김씨의 빈소에는 전날 정치인, 정부 고위인사, 일반시민의 발길이 줄을 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조문객이 적어 썰렁했다.
○…가나무역에서 김씨와 함께 근무했던 허문수(32)씨는 오전 11시30분께 빈소를 찾아 “피랍시점이 5월말이라는 사실을 현지와 통화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하자 유족들은 또다시 울부짓으며 정부의 무대책을 성토했다.
그는 “뉴스를 본 현지 직원 중 절반은 맞고 절반은 거짓이라는 반응을 보였다”며 “대사관이 좀 더 발 빠르게 행동했다면 살아있을 수도 있을텐데… ”라고 말끝을 흐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머니 신씨는 이날 오후 3시20분께 아들이 이미 지난 5월에 납치됐었다는 신문 보도를 접하고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빈소에 놓인 노무현 대통령의 조화를 바닥에 내팽개치며 짓밟기도 했다.
부산의료원에 차려진 故김선일씨의 빈소에서 김씨의 어머니(오른쪽)가 아들의 죽음에 대한 정부의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며 울부짖고 있다./AP연합
○…유족들은 시신이 훼손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크게 우려하면서 정부의 조속한 장례절차 이행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씨의 큰누나 향림(41)씨는 “언제쯤 시신을 확인할 수 있을 지 몰라 답답하다”며 “세번이나 쓰러진 어머니가 훼손된 시신을 보면 또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오전 8시40분께 당 소속 국회의원 4명과 함께 빈소를 방문, 비통에 잠긴 유족들에게 국회차원의 진상규명과 지원을 약속하는 등 10여분간 위로하고 돌아갔다.
부산=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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