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줄어드는 일자리는 현지 취업을 바라는 유학생에게 이중고를 안기고 있다.
연방 노동부 노동통계청(BLS)은 2001년 이후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트 리서치는 값싼 노동력을 원하는 미 서비스업계의 바람에 따라 2005년 말까지 회계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서비스업 일자리 83만개가 해외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미국 내 기업의 취업이 어려워지자 한국 유학생들은 체류신분을 비이민 투자비자인 E2로 전환하는 예가 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E2비자를 노리는 유학생은 주로 서울의 부모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이들로 이들은 부모가 보내준 20만~30만달러로 스몰 비즈니스를 열어 체류연장을 하고 있다.
한국 부모가 보내준 돈으로 비즈니스 시작
한인업체에 영주권 취득 목적 취업도
그러나 명문대를 졸업한 엘리트 젊은이가 일찌감치 샌드위치 가게 주인으로 인생을 전환했기에 이들이 느끼는 남모르는 좌절감은 크다.
23세와 21세인 C모 자매는 지난 2월 식당 매니저와 투자자란 공식 직함을 얻었다. 98년 미국으로 유학 온 이들 자매는 한국 부모의 도움을 받아 식당을 구입, E2 비자를 손에 넣고 신분문제의 고민을 씻어냈다. 또 샌호제의 유학생 L모씨는 샌드위치 가게 사장님으로 변신해 E2 비자를 얻고 합법 체류 신분을 획득했다.
김성환 이민전문 변호사는 “경제적 여유가 없는 유학생들도 E2 비자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있어 내심 놀라고 있다”고 귀띔한다.
일부 유학생은 졸업 후 미국에서 살기 위해 불법체류란 위험도 기꺼이 감수한다.
H모(34)씨는 지난해 6월 미국 건설회사에 취업이 결정됐지만 3개월 동안 불법체류를 감수해야 했다. 지난해 6월 OPT가 만료된 H씨는 “혹시 한국에 취업비자를 받으러 들어갔다 미국 재입국이 거부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며 불법체류로 3개월을 보낸 후 9월부터 일을 시작했다. 또한 어학연수를 온 C모(25)씨는 미국에 체류하기를 원했지만 방법을 찾지 못해 한국을 들락날락하다 결국 2002년 이후 미국에 불법체류 중이다.
중학교 때 동생과 둘이 조기유학 온 P모씨는 UC계열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미 기업에 취업하지 못한 그는 그나마 주위의 주선으로 영주권 수속을 해준다는 조건으로 한인업체에 취업했으나 전공이나 적성과는 너무 동떨어진 일 때문에 몇 개월 후 결국 서울로 돌아갔다. 온갖 고생을 한 조기유학의 결과치고는 너무 기대 밖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작년 5월 석사과정을 마친 K모(31)씨도 “미국 애들도 취업하기 힘든데 외국인인 우리에게까지 기회가 오겠느냐”며 한숨 섞인 불만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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