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가도 여자복서 멜리사 셰이퍼
“어머니 나라에서 챔프 되고파”
멜리사 ‘헤이메이커’(Haymaker) 셰이퍼(25)는 ‘배고픈 직업’을 택했다. 미국에서는 8전 전승(5KO)으로 미니플라이급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도 라운드당 300달러를 받기가 어려운 여자복싱. 그러나 어머니가 한국인이기에 그나마 할만 하다. 한국이란 ‘꿈의 무대’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칸소주에서 전승가도를 달리던 셰이퍼는 올해 초 입양 한인 전 세계 챔피언 킴 메서(한국명 백기순)를 찾아 워싱턴주 시애틀로 이사를 갔다. 오랜 고생 끝에 한국에서 성공시대를 연 ‘선배’ 메서처럼 어머니의 나라에서 세계 챔피언의 꿈을 이루고 싶어서였다. 한국에서 번 돈으로 집도 사고 체육관도 연 메서는 셰이퍼의 ‘근성’이 마음이 들어 ‘제자’로 받아들였다.
메서는 현재 체육관에 수준급 복서는 물론 한국에서 인기가 상승세인 이종격투기 선수들이 많아 트레이너 겸 매니저로써 한국진출을 노리고 있다.
오는 7월16일. 포항. 셰이퍼에게는 문이 빨리 열리는 듯 했다. SBS 연속극 ‘때려’의 실제모델인 김주희(19)와의 WIBA 주니어 플라이급 세계 타이틀매치가 빠르게 추진됐다. 처음에는 기대했던 것처럼 한국인들의 응원을 엎고 싸울 기회가 아니라 망설였지만 화끈한 실력을 보여주고 나면 한국이 자신을 받아들여 줄 것이라는 생각에 오퍼를 받아들이고 나니 허무하게 타이틀매치가 아테네 올림픽 후로 연기됐다.
키 4피트11인치, 체중 108파운드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 KO률이 62.5%에 이르는 강타자 셰이퍼는 올림픽이 하루 빨리 끝나기만 기다리며 샌드백을 두들기고 있다.
<이규태 기자>
롱비치폴리 특급 포인트가드 리처드 한
“태극마크 달고 뛰고 싶어요”
지난 6월 남가주 롱비치폴리 하이스쿨을 갓 졸업한 포인트가드가 리처드 한(한국명 상웅·18). 전국 랭킹 ‘탑25’ 단골인 미 고교농구 전통의 명문에서 주전 포인트가드로 뛴 것만 봐도 그는 상당한 실력파다. 특히 드리블은 거의 ‘마술사’ 수준이다.
그러나 리처드 한은 동양인 농구선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서러울 때가 참 많았다. UCLA 등 메이저 대학으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지 못한 것도 “동양선수는 코치해 본 적도 없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인정하는 감독이 항상 키가 큰 흑인선수들에게 패스만 하라며 ‘고삐’를 풀어주지 않은 탓이라 속상했다. 따라서 리처드 한은 한국행을 결정했다. 사실 미국에서는 NBA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반면 한국에서는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고등학교 때 그의 패스를 받아먹던 흑인선수들은 미국대표로 세계대회에 나갈 가능성이 거의 없는 반면 리처드 한은 보란 듯이 태극마크를 달고 뛸 생각만 하면 벌써부터 고소하다.
한국 신문들은 약 2개월 전 리처드 한이 명지대에 입학할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러나 한국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기 전 평가전에서 부진하자 온갖 ‘전문가’들이 “우리는 우리 식의 축구가 있다”며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맹비난했던 것처럼 평가에 인색하기 때문에 리처드 한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동양 오리온스의 김진 감독 등 다들 칭찬은 하지만 “한국농구에 맞게 잘 적응해야 한다”는 조건을 하나같이 붙인다.
리처드 한은 또 한국프로농구(KBL) 사상 처음으로 고등학교에서 프로로 직행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미련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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