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문제와 연관성 적어
인내 갖고 다른 관심사 유도를
버뱅크에 사는 주부 최모씨. 시도 때도 없이 손가락을 빠는 아들과 요즘 한참 “손가락 빼” 전쟁을 벌이고 있다. 내일 모레면 네살이 되는 아들이다. 그런데 신나게 놀 때를 제외하곤 항상 엄지손가락이 입에 들어가 있다. 보다 못해 병원을 찾아가 의사와 상담을 했다. 주치의는 부모나 가정에서 떨어지는 공포인 분리불안(seperation anxiety) 때문이라며 가능한 한 자주 책을 읽어주고 스킨십을 하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했다. 빨리 효과를 보고 싶다면 흔히 익모초라고 불리는 한약재인 육모초의 즙을 손가락을 발라주라는 것이었다. 맛이 써서 아이가 손가락을 빨지 않게 될 거라는 얘기였다. 그 뒤 한동안 울고 불며 손가락을 닦겠다는 아들과 힘겨운 씨름을 벌여야했고 그 쓴 약을 얼굴 찡그려가며 빠는데 최씨는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손가락을 빠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손가락 빠는 것이 애정결핍에서 오는 욕구불만 때문이라거나 부모의 관심을 얻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주변의 얘기를 듣다보면 은근히 자존심 마저 상한다. “내가 애한테 그렇게 무관심한 부모란 말인가.” 다독거리기도 하고 야단도 쳐보지만 별 소용이 없다.
소아과 의사들은 “손가락 염증을 제외하고는 손가락을 빠는 것이 의학적이나 심리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한다. 또한 영구치가 날 즈음인 6세 이전에 손가락 빨기를 그만둘 수 있다면 영구치의 변형은 없을 거라고 한다.
소아과 의사들은 아이 손가락을 빼게 하기 위해선 엄마가 인내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한다. 엄마 마음이 아무리 바빠도 하루 아침에 고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손가락을 빨 때마다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줘서 서서히 그만두게 하거나 다른 습관을 들이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해 아이가 이를 실행에 옮기면 칭찬하고 상을 주는 것이 좋다는 것. 또한 심심하지 않도록 주변에 장난감을 갖다 두고 친구와 놀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아이가 손가락을 빤다고 “손!” 이란 외마디 외침과 함께 야단을 치거나 강제로 손가락을 빼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줘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붉은 소독약이나 쓴 약을 바르거나 손에 일회용 밴드 혹은 장갑이나 양말을 씌워놓는 방법은 성공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부담 때문에 아이에게 좌절감을 안겨줄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말 것을 권했다. 또한 아이가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손가락을 빨고 있던가 허공을 쳐다보며 손가락을 빨고 있다면 뭔가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은지 각별한 관심을 갖고 아이를 살펴 봐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복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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