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월스님(백운선방)
어릴 적에 집안 어른들이 여자의 행동규범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고는 하였다. 여자는 남자들이 바람을 펴도 참아야하고, 식량과 땔거리를 대주면 살아야한다고...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져서, 남성들이 유머나 재미가 없어도 안되고 못생겨도 안되고 능력이 없으면 오히려 여자들에게 버림받는 시대가 되어 참으로 긴장해야 하는 것은 오히려 남자 쪽이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
여성들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시어머니가 반대로 며느리 시집살이를 하는지가 오래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힘에 의존하던 농경시대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산업화 시대로, 이제는 정보화 시대로 바뀌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변화이기도 하고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한 인과응보(因果應報)이기도 하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가능한 시대가 되다보니 여인들에게 남성은 더 이상 필수적인 존재가 아닌 듯 싶다.
그러나 돈만으로 일반 여성들이 진정 행복할 수 있을까? 이혼을 하고 외로워 힘들어하는 여성들이 많은 것을 보면 물질이 인간행복의 필요충분 조건은 아닌 듯 싶다.
이조시대에 선을 보아 며느리를 고르는 이야기를 할머니로부터 직접 들은 기억이 있다. 예전에는 며느리를 맞이하려면 선을 봐서 선택했는데 대개 신랑집 아버지가 각시 집으로 며느리 감을 선보러왔다고 한다.
선은 대게 손님을 맞는 사랑채에서 보았다고 하는데 며느리의 자질을 시험하기 위해서 신랑 아버지는 각시 집에 도착해 며느리 감이 인사를 하면 목이 마르다고 하면서 물을 떠오라고 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며느리 감이 물을 뜨러 가면 그 사이에 문지방 안쪽으로 옛날 긴 담배 대를 놓아둔다고 한다.
며느리가 급히 오느라고 담배 대를 못 보고 밟아 버리거나 차버리면 당연히 퇴짜를 맞는다고 한다. 다음에 담배 대를 보고 발로 넘어오면 또 퇴짜를 맞는다고 한다. 담배 대를 보고 물을 들고 치워도 좋은 점수는 아니라고 한다. 담배 대를 보고 들고 온 물을 옆으로 놓고 담배 대를 치워 어른께 드리고 오면 합격이 된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담배 대로 사람됨을 시험하는 옛 사람들의 지혜를 알 수 있다. 못보고 밟는 사람은 조심성이 없어 매사를 급하게 처리하고 실수를 하는 형이고, 보고 발로 넘어오면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이고 무례한 형이고, 물을 들고 담배 대를 치우는 형은 여유가 없어서 마음에 덕이 없는 형이고, 물을 놓고 담배 대를 어른에게 드리고 오는 형은 매사에 조심성 있고 남
을 배려할 줄 알며 마음에 여유가 있고 덕도 갖춘 형이라 며느리로 맞을만한 인물이 된다고 한다.
한 집안의 며느리 감도 옛사람들은 이렇게 신중하게 선택을 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시대적으로 능력이 있으면 여성들도 교수가 되어 남학생도 가르치고 판사도 되고 조종사도 되는 능력위주의 시대가 되었지만 여인의 덕은 예전이나 이제나 필요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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