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 목사(뉴욕한국인교회)
공생애의 목표인 하나님 나라와 그 나라 해방운동을 선포한 예수는 유대 땅을 돌아다니며 가난한 자, 병든 자, 불쌍한 자들을 돌보시고 치유하며 함께 일한 제자들을 부르셨다. 열 두 제자가 되었을 때 예수는 이들을 세상에 보내며 모든 약한 것을 고치는 권능을 주었다.
그들이 먼저 나아갈 곳은 이방이나 사마리아의 고을이 아니라 잃어버린 이스라엘의 양에게 가라며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고 전파하라 했다. 물론 각가지의 병자나 귀신들린 자, 약자들을 돌보며 살리는 일들을 함께 하도록 부탁한다.
제자들의 수가 늘어 칠십 인의 제자를 세워 세상으로 보낼 때, 이번에는 이방이나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구별하지 않고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으니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어 달라고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라면서,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어린양을 이리 가운데 보냄과 같도다는 염려를 했다. 그런 세상이기에 뱀 같은 지혜와 비둘기 같은 순결을 가지고 세상
을 지혜롭게 대처하며 복음을 전하고 봉사와 선교활동을 하라는 당부였다.
물론 이 때에도 이들 칠십 문도가 전할 복음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라는 것이었다.
칠십인이 기쁜 보고를 할 때 예수는 저들에게 많은 선지자와 임금들이 듣고 보고 싶어하던 것을 듣지도 보지도 못하였으나 이 제자들은 이제 듣고 보게 된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와 은총을 감사한다. 예수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여 하나님의 은총과 계시가 이들 제자들에게 나타남으로써 이를 듣고 보는 제자들은 참으로 복되다는 깨우침을 준 말씀이었다.
예수가 이 땅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한 것은, 이런 제자들에게서 예수가 주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을 받고 바로 이런 고백 위에 그의 교회를 세운다는 것이었다. 이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열쇠를 주어 그 제자들이 땅에서 무엇이든지 메고 푸는 여부에 따라 하늘에서도 그러하리라는 약속을 준 것이다.
선민 이스라엘이 하나님 나라의 사명을 다하지 못하였기에 이를 빼앗아 그 나라의 열매를 맺는 백성인 그의 제자들과 공동체인 교회에게 맡긴다는 것이다. 이런 예수의 말을 듣던 대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은 이 비유가 자기들을 가리키는 줄 알고 예수를 잡고자 했으나 저를 선지자로 알고 따르는 무리들이 무서워 그렇게 하지 못한다 했다.
자연히 이런 교회는 이스라엘을 대신한 하나님 나라의 담지자로 간주하기 쉬웠고 차츰 교회는 그러한 생각을 굳혀 스스로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하기도 했다. 특히 콘스탄틴 대제 이후 교회가 국교로 인정되고 교세가 지상에서 강화되면서 로마 카톨릭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 안에 현존하는 교회는 지상의 하나님 나라라고 생각한다.
성 어거스틴이 그의「신의 도성」에서 천상의 하나님 나라와 지상의 세상 나라를 구분하고 비록 교회가 최선의 노력을 할지라도 하나님 나라의 그 높은 이상은 지상의 역사 속에서는 실현되기 어려운 것으로 보았으나 중세기를 장악한 카톨릭 교회는 마치 자기들의 교회가 지상의 하나님 나라인 양 동일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지상의 세상 나라나 사탄의 왕국과 달리
교회는 하나님 나라와 동일시되며, 교회를 통해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의 뜻을 이루어가신다고 믿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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