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겸 기자
남이 칭찬 받을 만한 행동을 하면 박수를 쳐주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지탄을 한다. 또 타인이 어려움을 당해도 나한테 피해가 오면 외면하고 득실을 따져 손길을 내민다. 그렇다면 특정한 개인한테 당장 이익이 돌아가는 것이 아닌 한인 사회 전체에 이익이 돌아가는 경우는 어떨까. 이 같은 일에 나설 한인, 특히 1세는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0’에 가깝다. 얼마 전 아시안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샌프란시스코 교육 위원에 도전하는 한인 2세 제인 김씨를 만났다. 그는 한인 사회를 포함한 이민자 커뮤니티에 도움이 되는 교육정책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품고 주류사회 진출을 위해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런 김씨가 교육위원에 당선된다면 과연 누구한테 이득이 될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했다. 학생 자녀를 둔 한인부모가 그를 찾아가 불편한 사항을 건의하고 부당한 차별이 있다면 시정해 줄 것을 요구 할 수도 있게된다. 물론 아무 실무자나 찾아가 애로사항을 건의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는 한인이다. 한마디로 한인 커뮤니티에 든든한 ‘빽’이 생긴다는 말이다.
그의 당선을 위해 한인 1.5·2세들이 봉사자, 후원자로 발벗고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1세는 어떠한가. 그에 대한 기사가(7월 28일, 8월 9일자 A1면) 두 차례나 1면을 장식했다. 그를 알아보는 한인은 늘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한인 1세의 전화는 현재까지(10일) 단 1통화(폴강 목사)가 전부였다.
김씨의 선거 캠페인측은 더 부지런히 뛰어 다녀야죠. 홍보가 덜돼서 한인들이 잘 모르시는 거겠죠라며 실망스러운 속내를 애써 감췄다. 이를 지켜본 기자는 한인사회의 무관심에 새삼 실망감을 느꼈다. 개인은 제쳐두고라도 입버릇처럼 1.5세·2세들의 주류사회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한인단체들은 어떠한가. 그들에게서 단 한 통의 전화도 걸려오지 않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공식석상에서는 차세대 지도자를 육성하겠다며 입만 열면 좋은 말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한인 2세들이 선거기금을 모으려 발품을 팔고 있을 때, 자칭 한인사회 인사라는 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차라리 한인 단체들이 몰라서 못 도와줬다고 믿고 싶을 정도이다.
신문에 자신이 속해있는 단체를 꼬집으면 아침 일찍부터 그 단체의 관련 인사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온다. 이런 신속함의 반에 반만이라도 주류사회에 진출하려는 한인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샌프란시스코든 산호세든 오클랜드든 내 지역이 아니니 까라는 생각으로 뒷짐지고 있지 말고 한인의 정계진출, 주류사회 진출에 나서려는 이들을 돕자. 중국, 이스라엘 커뮤니티는 주류사회에 진출하려는 가망성 있는 차세대 주자들을 적극 후원한다. 이들이 나아가서 중국, 이스라엘 커뮤니티의 ‘대변’인이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 한인의 소리, 한인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주류사회에 없다고 생각지는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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