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에서 기술주들이 연일 힘없이 흘러내리고 있다. 기술주가 주로 편입된 나스닥 종합지수는 12일1,752.49로 마감해 지난해 8월18일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주요 반도체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2일 365.27을 기록, 연일 연중최저치를 갈아치우며 역시 1년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최근 미국의 기술주들은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고유가와 2.4분기 어닝시즌 이후IT(정보기술) 기업들이 내놓는 실적경고 등 잦은 ‘잽’을 얻어맞고 있다.
비즈니스위크(BW)는 IT 시장조사업체인 AMR리서치가 지난 5월에 미국의 200대 IT 구매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IT 지출 전망은 3년만에 가장 낙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과 한 달 만에 IT와 관련한 온갖 악재가 터져 나오면서 낙관론은 자취를 감췄다. AMR리서치의 짐 셰퍼드 부사장은 “우리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고 털어놨다고 비즈니스 위크는 전했다. 셰퍼드 부사장은 2.4분기가 끝나서야 여러 경제 상황이 IT지출을 늘리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알아냈다며 이는 유가 상승과 신규 고용건수의 부진, 해소되지 않은 테러위협 등이라고 말했다.
◆IT 성장세 한자릿수로 정체
지난달 인텔 등 주요 기술주들의 실망스런 2.4분기 어닝시즌이 끝난 듯 했으나 이번주에는 7월 결산법인인 시스코 시스템즈와 휴렛패커드(HP) 등이 지난달의 좋지 않은 기억을 끄집어 내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IT 지출은 여전히 정체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의 IT 전망 경고가 나온지 이틀만에 다시 휴렛패커드(HP)가 실적경고로 증시에 충격을 줬다.
또 지난달 인텔이 IT부문의 재고증가 우려를 제기한 이후 지난 10일 반도체업체인 내셔널세미컨덕터와 반도체장비업체인 쿨리케앤드소파가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골드만삭스의 로라 코니글리아로 이사는 IT 업황에 대해 “‘패닉’으로 보기에는 너무 성급하지만 분명히 통상적인 속도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분간 IT 부문의 연간 성장률은 3-5%에 그칠 것이라며 이는 과거의 두 자릿수 성장률에 비하면 크게 부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IT의 주요 부문이 반도체 업황은 내년에 부진할 전망이기 때문에 IT 업황은 내년에도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RBC캐피털마켓의 알짓 왈리아 반도체담당 애널리스트는 내년 반도체시장 성장률을 당초 15~18%로 제시했으나 지금은 한자릿수로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델 실적호전, 반등 계기될까
최근 연일 저점을 낮추고 있는 나스닥 종합지수의 진짜 바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12일 뉴욕증시 마감 이후 긍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은 델이 기술주 반등의 계기가 될 것인지 관심이다.
이날 HP는 분기실적을 예정보다 1주일 먼저 3.4분기(5-7월) 실적을 내놨으나 주당순이익이 24센트로 월가의 컨센서스인 31센트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4.4분기 전망치도 35-39센트로 월가의 예상인 41-47센트에 비해 크게 낮아 실망만 안겼다.
스토리지와 서버 부문의 실적이 악화된 HP와 달리 델은 서버와 프린터 부문의판매호조로 2.4분기 주당순이익이 31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혀 월가의 전망치를 충족시켰다.
델은 또 3.4분기 주당순이익은 33센트, 매출액은 125억 달러로 제시했으며 역시 월가의 예상과 같았다.
특히 델의 케빈 롤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주요 고객들이 조심스러운 전망을 하고 있다는 신호는 감지하지 못했다고 밝혀 앞서 부정적인 전망으로 기술주의 주가하락을 주도했던 HP와 시스코의 CEO의 발언과 대조를 이뤘다.
그러나 퍼시픽크레스트증권의 브렌트 브래셀린 애널리스트는 “델은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지만 델이 앞으로 얼마나 늘릴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슈왑사운드뷰의 마이클 린 애널리스트는 기술주 전반에 걸친 우려를 씻기 위해서는 델은 3.4분기 실적목표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CNN머니는 델이 시장상황과 무관하게 시장점유율을 높였다는 점은 델의 주가에는 호재가 되겠지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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