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기자
지난 주 북가주의 최대화제는 유니버설 발레단 공연이었다. 발레에 서먹서먹해 하던 많은 한인 관객들이 유니버설 발레단이 펼치는 공연에 넋을 잃고 빠져들었으며 발레가 이처럼 웅장하고 아름다운 예술인 줄은 미처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모두 유니버설 발레단의 완벽한 준비, 노력 덕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지도 유니버설 발레단의 공연을 14일자 문화면에 크게 다루고, 비평 기사를 싣기도 했다. 한국의 춤(발레)이 미국무대에서 이처럼 주류언론에 주목을 받기는 국립 무용단이 와서 부채춤을 출 때를 제외하고는 드문 일일 것이다. 낙후된 것으로 평가받던 한국 발레가 이처럼 장족의 발전을 보이고 있는 것은 크게 고무적인 일이다.
물론 이번 공연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발레’의 경우 ‘오페라’, ‘심포니’와는 달리 오케스트라의 수준이 크게 문제되지는 않으나 ‘춤·음악·무대’ 3박자가 빠진 발레란 아무리 잘해도 역시 절름발이 공연인 것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이 이번 공연에서 남긴 아쉬움은 오케스트라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먼 여행, 엄청난 비용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었으나 LA, 뉴욕, S.F. 공연 중 유독 베이지역 공연만 오케스트라가 빠진 것은 이곳 주민들로서는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베이지역은 LA, 뉴욕과 같은 거대 메트로폴리탄 지역이 아니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것에도 불구, 공연을 감행한 것은 그만큼 이곳의 발레시장을 인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이 보여준 춤만 해도 감지덕지할 일이라고 주장한다면 할말은 없다. 그러나 툭하면 찾아오는 한국의 연주인들이 베이지역의 수준을 선입관을 가지고 대한다면 이는 건전한 공연 풍토를 위해서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난번 한국의 테너 임웅균씨가 모 단체의 모금 공연에서 수준이하의 공연을 보였다는 후문이 들렸다.(물론 여행의 피로 때문이기도 했겠지만) 그러나 의도적으로 이곳 교포들의 수준을 무시한 처사였다면 기분 나쁜 일이다. 과거 백건우씨가 베이지역에서 리사이틀을 열었을 때 한 관객이 주최 측에 항의한 일이 있었다. 연습도 하지 않고 공연에 임한 것은 청중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것이었다. 주최측(본보)은 백건우씨가 여장을 풀자마자 연습장에 직행하는 등… 결코 연습을 소홀히 한 일은 없었다고 항변하자, 도착하자마자 연습장에 직행한 것은 그만큼 연습이 없었던 공연이었다는 것을 반증한 일이라고 일침을 놓은 바 있다. 공연장에는 여러개의 눈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유니버설 발레단은 비록 오케스트라는 빠졌을망정 발레라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심어주고 갔다. 그러나 형식마저 갖추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었을까. 다음 공연에는 비록 1회 공연이라 하더라도 형식미를 갖춘 공연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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