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삭스, 에인절스와 함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를 향한 치열한 3파전에 돌입한 레인저스는 돌아온 박찬호(오른쪽)가 팀의 기둥 역할을 해주기를 기도하고 있다.
MLB 드라마 ‘와일드카드’
“딱 한달 남았다”
메이저리그 막판 레이스 분석
와일드카드를 잡아라.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이 마지막달인 9월로 접어들면서 포스트시즌을 향한 각축전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 모두 디비전 타이틀 레이스보다는 양쪽에 1장씩인 와일드카드를 둘러싼 레이스가 치열하다. 디비전 레이스 윤곽은 오클랜드 A’s와 애나하임 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 3팀이 아직도 3.5게임차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AL 서부조를 제외하고는 거의 드러난 반면 양쪽 리그의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시즌 마지막날까지 판도를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될 만큼 혼전중이다. 특히 돌아온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속해있는 레인저스가 여러가지 악조건을 극복하고 포스트시즌 입성의 꿈을 달성할 것인지는 한인팬들에게 비상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AL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레드삭스와 에인절스, 레인저스 등 3팀이 3게임 간격을 두고 포진한 3파전 양상이다. 이들 외에는 가능성이 있는 팀조차 없다. 에인절스와 레인저스는 아직 디비전 선두 A’s와 사정거리 간격을 유지, 타이틀의 희망도 살아있다. 사실 레드삭스도 동부조 선두를 달리는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선 목표는 와일드카드다.
AL 레이스가 관심을 끄는 것은 현재 레이스로 올라있는 경쟁팀들이 하나같이 뜨거운 상승무드를 타고 있다는 것. 실제로 레인저스는 지난 8월13일부터 30일까지 16경기에서 12승4패로 승률 0.750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 오히려 레이스에서는 뒤로 처졌다. 같은 기간동안 레드삭스와 A’s는 13승3패, 에인절스는 12승3패를 기록, 레인저스보다 호성적을 낸 것. 아무리 잘해도 따라잡기는커녕 오히려 앞서가는 팀들과의 격차가 벌어졌으니 레인저스로서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런 와중에서 선발 로테이션은 부상으로 인해 엉망이 됐고 올해 레인저스를 이끌어온 것이나 마찬가지인 케니 로저스와 라이언 드리스는 후반들어 체력 때문인지 전반기에 비해 훨씬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잔여 스케줄도 모든 경쟁팀들 가운데 가장 험난한 것으로 평가된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빅리그에 복귀, 인상적인 투구로 승리를 따낸 박찬호는 이제 레인저스의 마지막 희망이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박찬호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비웃음으로 일관했던 달라스 지역 언론들이 최근 박찬호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31일자 포트워스 스타-텔레그램은 레인저스가 레이스에 계속 남아있기 위해서는 박찬호와 알폰소 소리아노가 뛰어난 성적을 올려주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못박았다. 불과 며칠전까지 박찬호를 전력의 일부로 평가조차 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변화다. 박찬호는 1일 미네소타 트윈스를 상대로 복귀 후 2번째 등판한다. 두말할 필요없이 팀이나 박찬호 본인에게 너무도 중요한 일전이다.
한편 NL은 시카고 컵스와 샌디에고 파드레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3팀이 불과 1게임차로 와일드카드 1, 2, 3위를 달리고 있고 플로리다 말린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컵스에 3게임차로 공동 4위에 자리잡아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잔여경기 수(31∼33)를 감안할 때 말린스와 애스트로스로서는 현재 기록중인 승률(0.523)보다 훨씬 높은 67∼70%이상의 높은 승률을 유지해야 레이스 잔류가 가능한 상황. 그러나 이들은 31일 또 승리, 5연승 행진을 이어가는 등 최근 급상승 무드를 타고 있는 반면 컵스와 파드레스는 나란히 고배를 마시며 주춤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간격은 거의 날마다 좁혀지고 있다. 사실 30게임 이상 남겨놓고 3게임차 간격이라면 얼마든지 추월이 가능해 5파전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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