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준호목사(헌츠빌침례교회)
더위로 멍청해진 두뇌가 도무지 하려고 하는 일을 감당해 내지를 못한다. 두뇌에 휴식을 줄 요량으로 고향의 인터넷 신문으로 들어가 여기저기를 기웃거린다. 그러나 이 기웃거림이 더위에 둔해진 두뇌에 더 열을 가해 상황이 더욱 악화된다.
싸움에도 지는 비행기를 우리의 영공을 지키기 위해 거액을 주고 사왔다는 이야기, 고구려를 빼앗길 듯한 이야기에 열이 더 올라 정신이 멍해진다. 어디 이뿐인가, 힘없어 젊은이들을 명분 없는 사지로 보내는 이야기, 우리의 생존 문제인 남북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여기에 의존해야 한다 저기에 의존해야 한다고 서로 물고 뜯고 싸우는 이야기, 힘의 논
리 가운데 도덕의 탈을 쓰고 벌이는 외교전의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통곡할 상황을 벗어날 구상을 하는 흔적이라고는 보이지 않음이 체감온도를 더 높인다. 또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을 더욱 기분 나쁘게 끈적거리게 하는 것이 있다. 인터넷 신문 밑에 오르는 댓 글들이다. 논리도 없이 사심이 가득한 감정의 쌍소리를 늘어놓는 것이 흡사 자유를 누릴 자격 없는 자들에게 자유가 주어진 듯 하다. 이러한 현실이 더욱 끈적거리는
무더운 여름이 되게 한다.
창 밖을 내다보니 태양열이 더욱 작렬하는 듯 하다. 시간은 5시. 아직도 태양열의 열기는 최고인 것 같다. 이 무더위에 정면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반바지에 운동화를 갈아 신고 신발 끈을 질끈 동여맨다. 그리고 모자를 눌러 쓰고 어금니를 지긋이 물고 열기 속으로 들어간다. 힘을 다해 걷는다. 다리가 뻑적지근하다. 더욱 속도를 내다 어느새 달리기로 변한다. 헉헉대며 숨을 들이쉴 때, 대지의 열기도 함께 입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땀이 흐르기 시작하여 온몸이 물 안에 있는 듯하다.
그리고 신비하게도 흘러내리는 땀 속에 나를 짜증나게 하던 모든 정보들이 씻겨지고 마음이 상쾌하게 변한다. 태양열과 환경 속에서 온 더위가 식어지기 시작한다.
치열한 싸움을 싸우고 돌아 온 듯이 땀과 옷이 서로 엉기어 살에 달라붙은 채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냉장고 문을 열어 물통을 꺼내 통째로 들고 벌컥 벌컥 들이마신다. 그리고는 캬!하는 소리를 내며 잠겨있던 스트레스들의 찌꺼기를 쏟아낸다. 물맛이 시원하다 못해 단 듯 하다. 그리고 욕실로 들어가 샤워를 한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물밑에서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이것보다 더 좋은 피서가 있을까?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이 흡사 천국을 만드는 듯 하다.
그리고 나오니, 얼음이 둥둥 뜬 물냉면이 식탁에 차려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금상첨화이다. 아내에게 밝은 미소를 띄우며 감사를 한다. 더위를 이기고, 스트레스 해소되고, 건강 좋아지고 사랑 받는 즐거움 누리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를 이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맑아지고 활력이 넘치는 두뇌를 가지고 잠시 명상에 잠긴다. 그리고 누구를 탓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충실하게 살 것을 다짐해 본다. 매일 매일의 삶을 진리와 함께 하여 나의 작은 힘을 크게 만들어 민족의 힘을 키우는데 보탤 각오를 하면서... 힘없이 당하는 서러움을 더 이상 맛보지 않는 유산을 우리들의 후손에게 물려주기에 보탬이 되는 꿈을 꾸면서....
우리들의 후세를 위하여 그리고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기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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