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사귀고 아이디어도 챙겨
캐빈 서(21, CPA)씨는 어린 나이에 공인회계사가 돼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지만 그만큼 머리 복잡한 순간도 많다. 주말에 친구들을 만나 저녁도 먹고 차 한 잔을 나누는 거야 또래들과 다를 게 없지만 그만의 머리 식히는 비법은 따로 있으니 이는 다름 아닌 게임.
한쪽 뇌만 쉬지 않고 움직이던 그는 게임을 통해 다른 쪽의 뇌를 움직이며 머리를 식힌다. 컴퓨터와 함께 자라온 세대 답게 그 역시 컴퓨터 게임을 좋아한다.
한참 인기 정상이던 스타 크래프트가 한 물 간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하니 참 신세대 따라잡기도 힘들다 싶다. 요즘 그는 워 크래프트를 자주 플레이한다. 그밖에도 텍스트트위스트, 카운터스트라이크, 비틀 게임을 좋아한다.
한 번 시작하면 여간해서 자리를 뜨기가 힘들 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이 컴퓨터 게임이지만 그는 한두 번 가볍게 두뇌 체조를 한 다음에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자기 제어 능력에 스스로도 감탄하곤 한다.
그가 컴퓨터 게임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친구들과 함께 하는 놀이들이다. 2-3명이 모이면 타로 카드나 모노폴리를 하며 논다.
특히 모노폴리를 하다 보면 20년 남짓 살아온 인생이지만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네 인생살이와 꼭 같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한탕 잭팟이 터지는가 하면 한 번에 쌓아놨던 모든 것을 잃기도 하는 모노폴리는 삶의 경험 짧은 그의 지혜를 혜안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
젱가(Jenga) 또는 Tumbling Tower라 불리는 게임은 아주 단순하다. 게임 포장을 보니 6세 이상이면 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써있으니 말 다했지. 48개의 나무 조각을 쌓아올리고 난 뒤 하나씩 빼서 위에 올리는 이 게임은 타워가 무너지면 지게 된다. 나무 조각을 움직이지 않게 빼야 하기 때문에 극도의 정신 집중이 요구된다.
친구 하워드 김(20, UCLA 학생)씨와 젱가 게임을 하는 그는 과녁을 쏘아보는 양궁 선수만큼 몰입한 표정이다.
여러 명의 친구들이 모였을 때는 더 난이도가 높고 재미있는 게임을 많이 할 수 있다. 캐치프레이즈는 10명 정도가 함께 있을 때 자주 한다. 두 편으로 팀을 나눠 주어진 단어를 그 단어를 쓰지 않고 먼저 설명하는 팀이 이기는 캐치프레이즈 역시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재미있다. 단어를 설명하는 친구들을 보며 평소에 모르던 면모를 깨닫기도 한다.
크래니엄(Cranium) 역시 고도로 두뇌를 모두 써야하는 게임. 다양한 카드는 색깔마다 누구 흉내를 내라고도 하고 그림을 그려보라고도 하며 단어의 스펠링을 묻는가하면 상당히 난해한 질문을 퍼붓기도 한다.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휴식이지만 한쪽으로만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두뇌의 다른 쪽을 즐겁게 움직여주는 것이야말로 창조적인 휴식이 아닐까. 끝말잇기 게임을 하며 웃다보면 장거리 운전도 후딱 지나가는 것처럼 게임은 순간을 영원으로 만들 수 있는(Carpe diem) 또 다른 방편이 아닐까.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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