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혜정(어린이 사역자)
나는 지금 치아 교정을 위해 브레이스를 하고 있다. 브레이스를 하기 전에 해야되나 말아야되나 하고 많은 갈등을 했었지만 브레이스를 하게 만든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다. 어느 썬데이에 아이들에게 신나게 바이블 스토리를 해 주고 있던 때였다. 맨 앞에서 고개가 뒤로 제껴지도록 올려다보며 열심히 스토리를 듣고 있던 앤드류가 갑자기 호소했다. “침 뱉았어요!” 웬만하면 스토리를 멈추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말을 듣는 순간 이 무례한 짓을 누가 감히 친구에게 할 수 있는지를 묻기 위해 이야기를 멈추고 물었다. “누가?”
“선생님이요!” 앤드류는 바로 나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오, 노오!’ 나는 속으로 외쳤다. 그러지않아도 근래에 아랫이의 벌어진 틈새가 더 커져가는 것 같고 그래서 남과 이야기할 때 침이 튀어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이것도 나이가 먹어가며 나타나는 현상이리라 생각하고 약간은 서글픈 마음을 가졌었는데,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침이 튀겨질까봐 은근히 긴장하며 조심하고 있었는데, 바로 오늘 내가 가르치는 소중한 아이들에게 무례를 범한 것이다.
이 나이에 무슨 부레이스를 하랴 하려면 벌써 했었어야지, 내 치아에 그 많은 돈을 들일 가치가 있는 것일까 등등을 따지며 필요를 느낄 때마다 고민을 했었는데 그날은 브레이스를 하기로 마음을 확실하게 정했다. 치아를 교정하고 깨끗하고 산뜻한 대화를 하는 사람으로 남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값어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다. 결국 나를 가꾸는 것은 나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하는 것도 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용기를 냈던 것이다.
무엇이나 마찬가지지만 거저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치아교정도 많은 수고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처음에는 브레이스와 잇몸이 부딪히면서 상처가 나서 음식먹는 데 겪는 고통을 이겨내야 한다. 식사후 치아 사이사이를 깨끗이 닦아주어야하는데 채소나 나물종류, 혹은 육류는 피해야 되고 먹으면 닦아내기가 더 힘들어 불편하기가 이를 데 없다. 목소리도 내 목소리 같지 않고 말도 발음도 잘 안되고 노래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치아를 비롯한 외부에 나타나는 흉터같은 것은 자신감과 연관되어 있으니 자신의 마음에 걸림돌이 된다면 이른 나이에 교정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내가 관찰한 바로는 미국인들은 대부분 치아가 가지런하며 활짝 웃는 것이 자신감 있게 보인다. 티브이나 잡지, 학교의 앨범등을 보아도 모두들 활짝 웃고 있다. 어떤 아이는 자신의 치아가 보기 흉해서 웃지 않는다는 아이도 있다.
어쨌든 어린 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일생을 통해 자신을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은 우리들 인생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신체이든 마음이든 가꾸지 않으면 녹이 쓸게 마련이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거울을 보며 브레이스를 한 치아를 내보이며 활짝 웃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도 즐겁고 다른 사람도 즐겁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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