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헬렌<화가>
행정수도 추진, 공주시의원 삭발 충남 공주시 금강 둔치 공원에서 열린 신 행정수도 위헌 결정 반대 범시민 궐기대회에서 공주시의회 간부들이 행정수도 지속 추진을 요구하며 삭발하고 있는 신문기사를 보면서, 우리 역사를 보면 석고 대죄라는 명분으로 틀어 올린 머리를 풀어놓고 임금께 상소를 올린 것을 떠올렸다.
삭발의 시작이 언제부터인지 기억은 없지만, 삼청대로 보내지는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삭발을 시키며 사회에 삭발의 형태가 번지지 않았나 한다. 요즘은 어떤 문제에 해결책을 놓고 농성을 하기 위해 삭발을 하는 모습은 각박한 사회 속에 혼란을 느끼게 한다.
지금 고국에서 겪고 있는 문제는 개인과 사회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가치관이 뿌리내리지 못한데 있다. 모든 분야에서 세밀하고 잠재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눈에 보이는 크고 탐스러운 이익만 바라보며 세력을 형성하는 집단이기주의가 지배하는데 있다.
어른들이 하는 부끄러운 일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녀들은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지 한번쯤 생각한다면 다음 세대에 이어줄 똑같은 혼란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마는 ‘사상의학’에서 사람의 머리란 울창한 숲과 같아서 숲이 무성하면 산사태를 방지하고 땅이 기름지듯 사람이 머리를 기르면 그만큼 건강과 수명이 길어진다고 했다. 한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보통 10만개, 하루 빠지는 머리카락 수는 60에서 100가닥에 이른다. 머리 카락은 외부의 충격과 광선으로부터 두피를 보호한다. 보통 우리가 위협을 느낄 때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것은 작은 근육들이 모근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고양이가 털을 세우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머리카락은 대부분 문화권에서 생명의 분신이자 힘의 상징으로 여겼다. 성서에 나오는 삼손은 머리카락을 잘려 힘을 잃었으며, 로마 황제를 가리키는 단어 카이샤르(Caesar)도 머리털이 긴이라는 뜻이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도 머리를 깎인 사람은 한동안 일상생활을 못하게 했다. 우리나라는 터럭 한 올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재산으로 여겨 빠진 머리칼도 모아 두었다. 청춘남녀들은 결혼할 때 자신의 머리칼을 상대의 짚신에 넣어 엮었다. 이탈리아 메디치가와 같은 가문에서는 머리카락 감식 전문 잡지가 있어 머리 빛깔과 모양으로 혼사를 맺을 가문의 내력을 살폈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가까운 이가 죽으면 머리를 깎고 몸에 상처를 냈다. 이런 이유가 내려오면서 이별을 겪은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풍습이 생겨났으며, 남자가 새로운 각오를 할 때 삭발을 하는 것 또한 이런 내력이 아닐까?
어린 시절 필자에게도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단발머리로 머리를 자를 때 긴 머리카락이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눈물방울을 떨어트린 기억이 지금도 머리를 할 때마다 생각이 난다. 왜 그토록 슬퍼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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