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체육위, 홀리필드에 복싱 금지 조치
선수보호차원… ‘늙은’ 전 챔피언 “어림없다”
“전사여, 이젠 제발 글러브를 벗어주시오”
왕년의 ‘위대한 전사’ 이밴더 홀리필드의 고집스런 재기 노력에 복싱감독기관이 말리고 나섰다.
뉴욕주 체육위원회는 지난 토요일 떠돌이 복서에게도 또 한번 흠씬 두들겨 맞고 재기에 실패한 전 헤비급챔피언 홀리필드에게 무기한 복싱을 금지하는 조치를 내렸다.
뉴욕주 체육위원회 회장 란 스티븐슨은 홀리필드에게 이같은 조치를 내린 이유에 관해 “복싱전문가적 견지에서 볼 때 홀리필드는 더 이상 권투를 해서는 안된다. (홀리필드는 싫다지만) 한 선수를 구하는 것은 주체육위원회의 임무이기도 하다”고 15일 뉴욕 데일리 뉴스에 설명했다.
뉴욕주체육위원회의 조치에 반해 홀리필드가 복싱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병원의 검진을 받고 이상이 없음을 입증해야 한다.
홀리필드는 도널드와의 12라운드 경기에서 이긴 라운드가 단 한 두 라운드에 불과할 정도로 일방적으로 패했다.
옛날 같으면 상대도 되지 않았을 선수에게 참패를 당한 뒤 링에서 내려온 홀리필드의 대답은 “또 하겠다”는 것이었다. 패한 선수가 재기전 계획을 밝히면 기가 살아있다고 말하겠지만, 이제는 퇴물이 분명한 왕년의 챔피언의 입에서 튀어나오는 재기 운운은 측은한 심정이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홀리필드는 원래 헤비급과 큰 격차가 나는 라이트헤비급에서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용맹으로 4차례나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냈다. 헤비급치고는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났지만 위대한 업적을 이루게한 결정적인 무기는 누구도 넘볼 수 없었던 그의 ‘심장’이었다.
그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전성기때 같은 링에 서는 것만으로도 다리를 후들거리게 했던 ‘야수’ 마이크 타이슨과도 전혀 겁먹지 않고 당차게 주먹을 날렸던 거의 유일한 선수였으며, 덩치가 자신보다 한배 반쯤은 컸던 ‘빅 대디’ 리딕 보우와의 1차전에서는 거의 혼수상태로 맞으면서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받아치는 장렬한 투혼으로 팬들을 사로잡았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나간 옛날일 뿐. 홀리필드는 도널드와의 경기를 포함 최근 9경기에서 2번 빼고는 전부 패했으며 특히 지난해 미들급 출신의 터프가이 제임스 토니에게 무참하게 난타 당했던 ‘사건’은 그의 시대가 완전히 종식됐음을 고하는 것이었다.
이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홀리필드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여전히 같다. “또 싸우겠다”.
복싱사에 ‘위대한 전사’로 기록될 것이 분명한 노복서의 고집스런 재기 집념에 복싱감독기관이 나서지 않을 수 없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홀리필드 생각은 전혀 다르다.
“이번 조치는 나를 복싱계에서 쫓아내기 위해 체육위원회가 꾸민 음모에 불과하다. 나는 복싱금지조치에 대해 싸울 것이다.”
이미 42세로 늙은 파이터에게 투혼은 오히려 발목걸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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