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 김진태
벌써 올해도 다 갔구먼 아니 이제 11월중순인데 다 가다니요? 에이 시작했으면 다 끝난거지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곧 ‘징글벨’이 울리기 시작하면 또 한해가 훌쩍 가겠지. 이맘때면 생각나는 김선생은 11월이면 한 해가 다 갔다고 그러시더니 아드님따라 ‘덴버’로 훌쩍 떠나셨었지. 윗 어른들이 항상 세월빠름을 한탄하실 때면 젊은 시절의 우리들은 도무지 감이 안 잡혀 무슨 말씀들을 하시는 건지 고개를 갸우뚱했었지만 육십 고개에 올라서 보니 그분들의 말씀이 새록새록 가슴에 와 닿는다. 쏜살처럼 빠른 게 세월이라던 그분들의 표현이 무지무지한 뻥튀기로 들렸던 시절이 있었던게 신기하기만하니 말이다. 가는 세월 붙들 재주도 없으니 남은 세월을 유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게 제일 상책일까 싶다.
나이를 먹어도 남들이 보기에 철딱서니가 없으면 나이 헛 먹었다는 소리듣기가 십상이고 그렇게 되면 여생이 처량해진다. 심한 사람은 처량해 지는 지도 모르는 한심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이들이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생활들이 윤택해지고 의료분야의 발달로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나면서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낯간지러운 말도 생겨났지만 확실히 왕년의 노년층은 요즘엔 장년층밖에 안 된다. 육체적으로 그만큼 젊다고 정신적으로도 유치하면 젊은 세대와 갈등이 생긴다. 아무리 육체적으로 사십대 같더라도 육십대나 칠십 대에겐 젊은이들이 기대하는 기준이 있다. 이 기준을 넘을 때는 주책바가지로 낙인찍히고 도를 넘치면 철딱서니로 전락한다. 그렇다고 [나 이제 인생 다 끝나가네]식으로 너무 늙은척을 하면 늙은 냄새난다고 젊은이들에게 배척 당한다. 나이들수록 몸가짐도 단정해야하고 입조심도 하고 청결해야한다.
우리는 모두가 어릴 적 노인들 품에 안길 때 즐거움도 있었지만 결코 즐겁지 않았던 기억들도 갖고 있다. 까칠한 수염으로 연한 아이들의 볼을 부벼 댄다던가 담배냄새 풀풀나는 입으로 아이들에게 뽀뽀해주려던 어른들의 기억, 이런 것들이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싫었던 것들을 계속 다음세대로 대물림하는 한 세대간의 융합은 어렵다. 어른이 어른대접을 받으려면 어른스러워야한다. 목에 힘주고 이리 오너라만 외친다고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없다.
어른이라는 이들이 길거리에서 있는대로 큰소리나게 가래침을 뱉으며 어른대접을 기대하지 마시라. 이 살기좋은 시대에 매일 샤워를 안 해 몸에서 마늘냄새 팡팡풍기며 아무리 멋쟁인 척 해봐야 먹히질 않는다. 진정으로 나이 먹은 어른이라면 젊은이들에게 겸손할 줄도 알아야한다. 나이가 훈장이나 계급이 될 수 없다. 나이에 따른 생각과 행동이 겸할 때 비로소 나이든 게 빛이 나는 것이다.
나이들수록 아는게 많아야하고 그러자면 공부해야한다. 신문쪼가리나 뒤적이고 책 몇권 들쳐본 얄팍한 지식으로 젊은이들을 훈계나 할려고 들면 망신당하기 십상이다. 무식은 죄는 아닐지언정 결코 자랑거리가 아니다. 아무리 기분엔 삼십대들과 대등할 듯해도 그들이 어른 대접을 하면 어른으로 행동해야한다. 어른으로 행동하면서도 젊고 건강하게 살 수 가 있다. 세월이 흘러 나이 먹었다고 저절로 어른이 되지를 않는다. 나이에 걸 맞는 연륜이 따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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