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 기가 막히게 휘두르고 공부도 A학점을 받는 대학생 복서가 있어 화제다. 현 WBA 라이트급 챔피언 후앙 디아즈(26승 무패 12KO)가 바로 그다. 21세로 현역 세계 챔피언중 가장 어린 그는 현재 휴스턴 대학 정치학과에 풀타임으로 재학중인 대학생. 복싱으로 세계 챔피언에 오를 정도지만 그에게는 복싱보다는 학업이 우선이다. 지난달 타이틀 1차 방어전을 눈앞에 두고도 학교 수업을 빼먹지 않았다.

WBA 라이트급 챔피언 후앙 디아즈
휴스턴 대학 풀타임 A학점 정치학도
21세 어린 나이 불구 번개 주먹 일품

책이나 읽는 대학생이 주먹을 잘 쓰면 얼마나 잘 쓸까싶지만 그의 주먹 솜씨는 세계챔피언중에서도 손꼽힐 정도. 지난 몽고 최초의 세계 챔피언인 라카바 심을 누르고 챔피언 타이틀을 따낼 때 사람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들소처럼 달려드는 심을 번개같은 주먹과 현란한 테크닉으로 아래 위를 가리지 않고 두들겨대는 솜씨는 가히 일품이었다.
지난달 1차 방어전에서는 실력과 함께 대학생의 ‘머리’도 보여줬다.라이트급 세계 챔피언을 두차례 지낸 노련한 줄리앙 로시가 상대였는데 처음에는 여우같은 로시의 공세에 고전했지만 중반 이후에는 로시의 공격을 역이용하는 영리함을 발휘하며 승기를 잡았다. 마지막 라운드에는 일방적으로 두들겨 샌안토니오 팬들을 열광케했다.
디아즈는 방어전을 앞두고도 복싱과 공부를 병행했다. 오전 7시 30분부터 45분간 체력 훈련을 한 뒤 2시간 토막잠을 자고 월요일 오후 4시부터 6시, 수요일은 4시부터 8시반까지 강의를 듣는다. 샌드백은 오전 11시30분부터 2시까지 두들기고 이후에는 체육관을 빠져나와 도서관으로 향한다. 수업 두시간 전이지만 강의들을 준비를 한다.
놀라운 집중력으로 둘다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디아즈지만 경기가 있을 때는 사실 아주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너무 지치기 때문에 책에 집중이 잘 안되지만 반드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책을 읽는다”
휴스턴 대학(UH) 정치학과의 A 학점 대학생인 그는 대학졸업후에는 법과대학원에 진학할 희망을 품고 있다.
“내가 챔피언이란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사람이란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것.
“운동을 하다보면 손을 다칠 수도, 발을 부러뜨릴 수도 있는데 그러면 복서로서는 끝이 난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서 학위를 받고 싶다. 누구도 내가 받은 학위를 뺏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디아즈의 철저한 향학열은 그의 가족과 매니저 윌리 사바나의 격려에 힘입은 바 크다.
가족들이 디아즈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바라는 것은 복싱이 아니다. 공부다.
“내 부모 형제들은 내가 복싱 챔피언인줄 잘 알면서도 학교를 중단하지는 말도록 신신당부를 하고 있다. 인생에 있어서 첫 번째 목표는 교육을 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디아즈의 부모는 디아즈와 동생 호세(동생 역시 프로 복서)는 자신들이 갖지 못했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멕시코에서 휴스턴으로 이주해왔다. 그의 부모는 어릴 때부터 교육의 중요성을 줄기차게 주입해왔다.
“부모님들은 대학에 가지 못했지만 출세하려면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주입시키셨다. 부모님은 내가 무더운 공장에서 일하기를 원치 않으셨다”
부모의 당부를 가슴에 안고 보통 사람들은 한가지도 하기 어려운 일을 두가지나 완벽하게 해 내고 있는 후앙 디아즈. 그는 이것만으로도 이미 스타 복서의 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