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숨겨둔 딸’ 보도 파문 확산
국정원 前간부 2억 만들려 특수사업 하나
SBS 동교동측서 딸에게 미국행 종용 보도
친딸 있다는 소문은 알고 있었다 여운
국정원이 2000년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숨겨둔 딸과 생모를 관리하기 위해 진승현게이트 주범인 진 씨의 비자금을 동원했다는 일부의 의혹제기는 과연 사실일까.
SBS는 19일 ‘뉴스추적’에서 진씨 측근 등의 증언을 근거로 “당시 국정원 정성홍 경제과장 등이 진 씨에게 돈을 받아 DJ의 친딸과 생모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김 대통령은 재임 중 사생활을 감추기 위해 불법적인 돈을, 더구나 정보기관을 이용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35년간 감춰둔 딸이 있었다는 도덕성 논란을 넘는 책임론 시비가 생길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한 증언은 정 전 과장이 2002년 1월 재판정에서 “진 씨로부터 받은 돈 3억5,000만원 중 2억원을 특수사업에 썼다”고 말한 게 전부다. 그러나 2년 전 구속 중인 진 씨의 구명을 위해 만들어진 ‘진승현 선처 호소문’에는 특수사업의 구체적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요지는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거론되던 2000년 초에 당시 김은성 국정원 2차장과 정 과장이 DJ의 사생활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숨겨둔 딸과 생모를 접촉, 진 씨로부터 받은 3억5,000만원을 전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강력히 부인했다. 김 전 차장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김 씨 모녀문제는 국정원이 확인할 수도 없고 할 필요도 없는 내용”이라며 “정 전 과장이 내 허락 없이 김 씨 모녀에게 돈을 전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장인 임동원 씨도 “전혀 모르는 일이고 국정원이 그런 일을 하는 곳도 아니다”고 부인했다.
국정원의 한 전직 고위간부는 20일 “국정원이 그런 일을 할 정도로 어설프지도 않고 일개 과장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관련자들이 자신들의 파렴치한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사실을 부풀린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정말로 그런 특수사업을 하려했다면 불법대출을 알선해주고 고작 2억원을 받아 대통령의 숨은 딸에게 주겠느냐”며 “그 정도 되는 돈은 필요하다면 그냥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DJ의 친딸이 있다는 소문은 들어 알고 있었으나 확인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국정원측도 “정 전과장의 진술은 자신이 쓴 자금의 용처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려는 것”이라며 “진 씨 돈이 전직 간부들을 통해 김 전 대통령 친인척에 전달되었다는 주장은 전혀 알 수 없는 사안”이라고 공식 해명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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