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 셀룰라필드에서 생애 첫 등판에 나선 박찬호가 1회초 공을 뿌리고 있다.
“만루홈런을 맞고도 이기는줄 알았는데…”
6이닝 6안타 5실점 4삼진
박찬호(31·텍사스 레인저스)가 메이저리그 최고성적을 자랑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1회 만루홈런을 맞는 최악의 출발을 딛고 6회까지 5실점으로 분투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시즌 4승 도전에 3번째 실패했다.
16일 시카고 US셀룰라필드에서 벌어진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박찬호는 1회말 극심한 제구력 난조로 2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한 뒤 A. J. 피어진스키에 배팅연습볼을 연상시키는 한복판 직구를 던지다 만루홈런을 맞고 순식간에 4실점하는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음에도 불구, 이후 6회까지 1점만 더 내주는 분투로 팀이 결과적으로 7-6으로 승리하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해냈다. 박찬호는 6이닝동안 96개(스트라익 55개)를 던지며 6안타 2포볼로 5실점했고 삼진 4개를 잡았다. 박찬호의 방어율은 4.99에서 5.32로 나빠졌다.
1회초 케빈 멘치의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채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는 1회말 첫 2명을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3번 애런 로완드에 발 밑을 지나가는 땅볼안타를 맞은 뒤 갑자기 제구력이 무너지며 다음 2명을 잇달아 포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다음타자 피어진스키에도 잇달아 볼 2개를 던지며 궁지에 몰린 박찬호는 3구째 스트라익을 잡기 위해 할 수 없이 한복판 직구를 던져야 했고 피어진스키는 이를 놓치지 않고 통타해 라이트펜스를 훌쩍 넘기는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4-1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찬호는 초반 강판될 것이 확실해 보였으나 레인저스 강타선이 곧바로 추격에 나서며 상황은 급변했다. 레인저스 타선은 2회 곧바로 2점을 따라가 3-4로 추격한 데 이어 3회초에는 4안타와 포볼 1개로 화이트삭스 선발 올랜도 허난데스를 KO시키며 3점을 보태 6-4로 경기를 뒤집었다. 타선의 화력지원에 힘을 얻은 박찬호는 2회부터 전열을 정비, 다음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3회말 선두 윌리 해리스와 로완드에 연속 내야안타를 맞아 무사 1, 2루의 위기에 몰리며 최대 고비를 맞았으나 폴 코너코를 외야 플라이로 잡은 뒤 위험한 왼손타자 칼 에버렛을 숏땅볼로 유도, 더블플레이로 실점없이 넘긴 것은 인상적인 투구였다.
박찬호는 5회 2사 1루에서 로완드에 2루타를 맞고 1점을 더 내줬으나 다음타자 코너코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넘겼고 6회는 공 9개로 가볍게 마무리한 뒤 6-5로 앞선 7회말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브라이언 슈스에 남겼다. 하지만 8회말 3번째 투수로 나선 닉 르길리오가 화이트삭스의 일본인 대타 타다히토 이구치에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해 6-6 동점이 되는 바람에 박찬호의 4승은 날아갔고 레인저스는 9회초 멘치가 이날 2번째 솔로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7-6으로 승리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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