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끈기있게 좋은 공을 기다리던 최희섭이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자로 변신하고 있다. 3연타석 홈런을 친 12일 2번째 홈런타구를 지켜보고 있는 최희섭.
‘초구박살’
‘홈런쇼’로 인기폭발
‘기다리지 않고 친다.’
최희섭(26·LA 다저스)이 달라졌다. 지난 주말 경이적인 ‘홈런쇼’로 인해 그의 인기와 팀 내 위상이 대폭 업그레이드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것보다도 먼저 뚜렷하게 달라진 것은 타석에서 투수를 대하는 그의 자세다.
과거 타자로서 최희섭의 강점을 꼽으라면 가장 먼저 나오는 것이 타석에서의 ‘인내’와 ‘빼어난 선구안’이었다. 타석에서 그는 거의 무조건 4∼5개 이상의 볼을 대할 만큼 끈질기게 승부를 해왔고 또 스트라익존을 벗어나는 공에는 거의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다.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파워히터치고는 특이하게도 마이너리그에서나 빅리그에서 모두 포볼을 많이 골라낸 반면 삼진은 상대적으로 적었기에 그는 항상 높은 출루율을 기록해왔고 이것이 출루율을 매우 중시하는 폴 디포데스타 다저스 단장의 관심을 끌어 다저스로 트레이드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 최희섭이 뿜어낸 6방의 홈런을 보면 그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6방의 홈런 가운데 3방이 상대투수의 초구를 끌어당긴 것. 지난 10일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1차전에서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완 베테랑 테리 멀할랜드의 초구를 통타, 라이트 파울폴 스크린에 맞는 대형 굿바이홈런을 터뜨렸던 최희섭은 12일 3차전에서도 4회와 6회 각각 트윈스 선발 브래드 래키의 초구를 통타, 라이트펜스를 넘겨버렸다. 1회 선제홈런도 제2구를 쳐서 넘긴 것이니 최희섭은 이날 3번의 타석에서 맞은 래키의 공 4개 가운데 마지막 3개를 홈런으로 연결한 셈. 예전과는 달리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겠다는 자세로 완전히 탈바꿈했음을 잘 알 수 있다.
최희섭 자신도 이 변화를 솔직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나는 너무 많은 피치를 지켜보기만 했다”면서 “배팅코치 팀 월랙이 나를 변화시켰다. 이제는 볼카운트를 의식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임한다”고 털어놨다. 물론 이런 공격적인 자세가 100%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항상 많은 포볼을 골라내 높은 출루율을 유지하던 최희섭은 지난달 15일 이후 단 1개의 포볼도 얻지 못하고 있고 이것은 출루율을 중시하는 디포데스타 단장에게 썩 내키지 않는 변화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 3개의 피치를 모두 담장밖으로 날려보낸 최희섭으로선 행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