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애<나라사랑 어머니회 총본부 사무총장>
오늘 아침에도 출근하자 마자 늘 하던것처럼 혹시 간밤에 아이들에게서 온 e-메일이 없나 하고 첵크를 하였더니 멀리 헝가리에 교환학생으로 가서 대학 3학년 봄학기를 마치고 인턴십을 하고 있는 아들녀석 한테서 온것이 하나 있었다. 두 아이들이 집을 떠나 딸은 서울에, 아들은 헝가리에 가 있으니 엄마인 나는 아이들이 보고 싶을때가 많이 있다. 통화를 이따끔씩 하여도 마음에 안 차 나는 아이들의 이메일을 매일 매일 기다린다. 이메일이 와 있으면 돈을 보내 달라는 이메일든 그냥 안부 하는 이메일이든 나는 옛날 결혼전 남편으로 부터 연애 편지 받을때처럼 마냥 기쁘고 행복하다.
사내 녀석이라 그런지 주로 돈이 필요할 때 쯤에 전화하고 이메일을 보낸다. “ 너 이녀석 돈이 필요해서 전화 했지”하면 절대 그것은 아니고 엄마를 사랑해서 전화를 한 것이니 엄마 오해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나 아니나 다를까 돈을 받고 나면 잘 받았다는 소식도 금방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매번 속아도 자식이라 그런지 엄마인 나는 아들이 밉지가 않고 예쁘기만 하다.
보통 엄마는 아들, 아빠는 딸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우리 아들을 끔찍히 좋아한 사람중의 하나다. 학교에 데려다 줄때면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오른손으로는 아이 왼쪽 손에 깍지를 끼고 그렇게 운전을 하였다. 그저 아들 얘기만 나오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환해지며 기뻤다. 그러던 어느날 사춘기를 보내고 있던 아들 녀석이 앞으로는 자기손을 끼지 말라는 통보를 했다. 그 순간 나는 얼마나 섭섭했는지 운전 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후부터 나도 모르게 아들에 대한 집착감이 서서히 사라지고, 이제는 아들을 한 인격체로 보며 아이가 어디를 가나 마음이 든든하다. 동부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들 녀석은 지난 해 가을 학기에는 뉴욕 CNN에서 인턴십을 했으며, 금년 봄학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Central European University에서 내셔널리즘을 끝내고 미 국무성 산하에 있는 Freedom House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다. 이제 마지막 4학년을 본 학교에서 하여야 하므로 8월 중순에 집에 와서 아빠와 함께 자동차로 대륙횡단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크리스마스는 아들과 함께 남편하고 셋이 뉴욕에서 보냈다. 헝가리로 떠나기 몇일전이라 우리 내외는 뉴욕 CNN 근처에 있는 아들 기숙사에서 세식구가 비좁게 몇일을 지냈는데 호텔에서 지냈던것 보다 더 추억에 남는다. 떠나기 전날 밤은 눈을 맞으며 아들 팔짱을 끼고 한시간을 얘기하며 걸은 생각이 난다. 기숙사가 되어 하루종일 히터가 나와도 춥기만 하고 침대는 하나밖에 없어서 셋이 하루씩 번갈아 가며 자던 일이 고생은 되었지만 이렇게 지낸 것이 어느 때보다도 아이와 가까워진 것 같다. 처음 내가 봉사에 발을 디뎠을 때 아빠를 이해시키며 뒤에서 적극적으로 엄마를 밀어준 녀석. 이제 한달 정도 있으면 집에 오니 나는 지금부터 기다려 진다. 보고 싶은 녀석 크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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