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제이슨 지암비를 3구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운 박찬호가 마운드를 내려오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레인저스 2-1 양키스
타선불발로 시즌 9승 무산
팀 승리로 아쉬움 달래
홈런이 한 이닝만 빨리 나왔더라면….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32)가 강호 뉴욕 양키스의 막강타선을 상대로 7⅓이닝동안 1점만을 내주는 눈부신 역투를 하고도 팀 타선이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아쉽게 승리를 얻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박찬호의 역투를 발판 삼은 레인저스는 그가 경기에서 물러난 8회말 행크 블레이락이 터뜨린 역전투런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고 박찬호는 시즌 최고의 역투로 팀 승리의 디딤돌을 놓은 것으로 놓친 9승의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19일 알링턴 아메리퀘스트필드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박찬호는 1회 단 5개의 투구로 양키스를 3자범퇴로 막아내 레인저스 입단 후 한 이닝 최소투구 기록을 수립하는 등 7회까지 100개의 공을 던지며 양키스 강타선을 5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눈부신 호투를 했다. 문제는 레인저스 강타선 역시 양키스 선발 마이크 무시나에 눌려 7회까지 무득점으로 눌린 것. 무시나는 6회까지 던진 뒤 강판됐으나 레인저스는 7회에도 득점에 실패했고 오히려 팽팽한 ‘0’의 균형을 먼저 깬 것은 양키스였다. 8회초 선두인 9번타자 버바 크로스비를 포볼로 내보내는 실책으로 위기를 자초한 박찬호는 데릭 지터의 희생번트에 이어 2번 로빈슨 카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뼈아픈 실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하지만 레인저스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로 마운드를 내려오는 박찬호의 혼신 역투에 찬사를 보냈다.
눈부신 호투가 뼈아픈 패배가 되는 가 싶던 상황에서 침묵을 지키던 레인저스 타선이 마지막 순간 깨어났다. 8회말 무사 1, 2루에서 올스타 마크 터세라가 병살타를 쳐 마지막 찬스를 무산시키는 듯 했으나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블레이락은 라이트펜스를 넘기는 역전투런홈런을 뿜어내 팀에는 승리를 안겼고, 박찬호에게는 패전의 멍에를 벗겨줬다. 이날 7⅓이닝동안 삼진 5개를 곁들여 6안타 3포볼로 1실점한 박찬호는 승패없이 방어율만 5.33(종전 5.64)으로 크게 낮췄다.
이날 박찬호의 투구에서 돋보인 것은 그동안 이닝당 18개이상의 공을 던져 메이저리그 투수중 최악이었던 투구수를 거의 완투까지 기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과 위기때 마다 영양가 만점짜리 병살타를 3개나 유도해내며 실점하지 않은 것이었다. 박찬호는 이날 1회를 공 5개로 막은 것을 비롯, 5회까지 투구수가 68개에 불과해 완투까지도 꿈꿀 수 있는 페이스를 이어갔고 7⅓이닝동안 109개(스트라익 65개)를 던져 6회를 던지고 내려간 무시나와 똑같은 투구수를 기록했다. 또 3회에는 1사 1루에서 지터를 2루땅볼, 5회에는 무사 1루에서 버니 윌리엄스를 역시 2루땅볼로 유도, 병살타를 이끌어냈고 6회초에는 1사 1, 3루의 벼랑끝에서 알렉스 로드리게스를 숏땅볼 더블플레이로 잡아내 절대절명의 위기를 탈출하는 등 놀라운 역투를 했다. 블레이락의 홈런이 한 이닝만 빨리 터졌더라면 하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던 경기였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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