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이 27일로 열흘째를 넘어섰다. 현재 LA-인천 노선은 정상 운항되고 있어 한인 여객기 이용객들에게 미치는 직접 피해는 아직 없지만, 예정대로 운행되는지 출발 전까지 거듭 확인해야 하고 아시아나 직원들은 이런 승객들의 걱정과 불편을 다독거리기 위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신경 써야 하는 불편이 따르고 있다.
또 화물지점 직원들은 취소된 화물기의 대체 항공편을 마련하느라 분주하게 뛰어다녀야 하고 모국 관광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인 여행사들은 상품 일정을 조정하거나 추가 손님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이제 조종사 파업은 이제 더 이상 파업 명분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애초 안전 운항을 명분으로 파업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승객을 볼모로 한 노조와 사측의 힘 겨루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조종사들이 단순히 임금을 많이 받는다는 점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내건 조건들이 일반인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았던 터였다. 골프채 비치를 명문화하라든가, 토익시험 630점 제도를 폐지하라는 조건은 이해되기 어려운 부분이었다.
파업이 진행되면서 객실 승무원이나 일반 직원들조차 조종사들이 너무 한다는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대다수 조종사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도 실패했고 심지어 파업에 참가했던 30여명의 조종사들이 파업 기간 중 노조를 탈퇴하기도 했다.
뒤늦게 회사측에서 노조와 협상하기 위해 테이블에 나왔을 때는 “왜 진작에 우리와 얘기하지 않았냐”는 이유로 협상을 거부하는 감정적인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협상의 전권을 갖고 있는 노조 대표의 회사에 대한 개인적 감정 때문에 강경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사측에 전혀 잘못이 없다는 건 아니다. “설마 파업까지 가겠냐”는 생각으로 협상에 나서지 않다가 파업이 시작되고 여론이 악화된 다음에 협상에 나선 것은 분명 잘못이다. 부사장 한 사람이 언론을 통해 조종사 파업이 미치는 손실 규모만 나열하는 것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었다.
이대로 가면 28일 새벽부터는 LA-인천간 여객기의 축소 운행도 불가피하게 됐다. 이제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와 사측은 더 이상 대치를 계속하지 말고 하루 빨리 한발 양보하는 태도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파업이 계속될수록 승객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조종사측과 사측 모두 상처만 커질 뿐이다.
정대용
<경제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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