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이틀째… 첫 협상안 제시

美 인권ㆍ미사일도 논의

북한은 27일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4차 6자회담 전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자신들의 핵 폐기 약속과 함께 미국의 대북관계 정상화 및 핵 위협 제거 의지가 확인돼야 한다는 협상안을 밝혔다. 북한은 특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남한 내 핵무기 제거, 남한의 핵 우산 제거, 무조건적인 핵 불사용 등 비핵지대화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고농축 우라늄(HEU) 프로그램을 포함해 현존하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이 효과적 검증방식으로 폐기돼야 하고 여타 참가국들은 안전보장과 투자 및 교역 등 경제협력을 추진한다는 협상안을 제시했다.


이번 제안은 양측이 내놓은 첫 협상안으로 앞으로 조율ㆍ수정될 것으로 예상되나, 양측의 시각차가 있어 진통도 예상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말 대 말’의 첫 합의를 위해 첫째 조미관계가 정상화하고 미국의 핵 위협이 제거됨에 따라 모든 핵 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검증 가능하게 제거할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부상은 “미국은 대북 전복정책 포기, 평화공존 장치 구축을 약속해야 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의무사항들을 바구니에 담아 합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무사항으로는 북미간 신뢰조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구축, 평화공존, 북측 핵폐기, 남한내 핵무기 철폐와 외부반입 금지, 핵 우산 제공 철폐가 제시됐다.

김 부상은 또 “한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최고수뇌부의 확고한 의지”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은 현존하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효과적인 검증을 통해 폐기하고 여타 참가국들은 안전보장, 교역 및 투자를 포함한 경제협력을 추진할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여타 참가국들은 또 평등과 상호존중 원칙에 기초해 미사일 인권 등 양자 및 다자적 이슈를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힐 차관보는 특히 “미국대표로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에 착수해나갈 것”이라고 말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직함을 ‘체어맨’(chairman)으로 호칭, 최상의 예우를 했으며 “미국이 미북관계를 평화적인 기초 하에 두겠다는 것이 공허한 레토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베이징=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