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신문편집인들이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대답을 할까? “30초안에 당신이 미국이라는 나라 (또는 미국 사람)에 대해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word)나 구(Phrase) 5~10개를 아래에 적어 주세요.”
이런 질문에 대해 한국 신문 편집인들은 (편집국장, 부국장, 정치부장, 차장, 외신부장, 차장)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대답을 했다.
2004년 12월과 2005년 1월에 필자가 실시한 조사에서 한국 편집인들이 밝힌 다섯 개의 가장 뚜렷한 인식은 “일방적 대외정책·미국식 세계평화” “초강국” “자본주의””민주주의””이라크 전쟁”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9/11 공격” “부시””큰 나라””풍부한 자원””타락한 사회””연예사업”이 뒤따랐다.
이들이 보고한 모두 585개의 구체적인 인식(단어와 구)을 미국이라는 나라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관련하여 분류해 보면 35%가 긍정적인 것이었고 36%가 부정적인 것이었다(나머지 29%는 중립적). 또 이들의 미국 사람에 대해 인식을 미국인들의 대외적인 이미지와 관련하여 분류해 보면 40%는 긍정적이었고 36%는 부정적이었다(나머지 24%중 립적).
한편 미국인들에 대한 인식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보고된 다섯 개를 보면, “”공격적, 무례하다” “신체적 특징” (큰 코, 큰 키, 뚱보, 머리색, 피부색 등) “성실하다””친절하다””거만하다” “우월 의식”이었다.
이 결과들은 필자가 1990년에 실시한 비슷한 조사 (한국 신문 편집인들)의 결과와 비교해 보면 지난 15년 동안에 이들의 미국과 미국인에 대한 인식이 현저히 나빠진 것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1990년 조사에서는 편집인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 중 61%가 긍정적인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35%만이 긍정적이었다. 15년 동안에 26%나 크게 줄어들었다. 또 부정적인 인식은 15년 동안에 1990년의 26%에서 2005년에는 36%로 10%나 올라갔다.
한편 한국 편집인들의 미국인들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1990년의 54%에서 2005년에는 40%로 14%나 크게 줄어들었고 부정적인 인식은 같은 기간에 34%에서 36%로 2% 증가했다. 일반 사람들의 눈에도 쉽게 보여지는 이 같이 큰 차이들은 전문적인 통계자료 차이 분석에서도 뜻깊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나라)에 대한 인식과 미국인에 대한 인식이 다같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진 이유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야기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번 필자의 조사결과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큰 원인들은 UN이나 강대국들 또 세계여론을 외면하고 핵무기 보유사실이나 개발에 대한 분명한 증거도 없고 이라크가 9.11테러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가담한 사실도 확실하지 않은 채 이라크를 선제 공격한 미국 정부, 부시 행정부의 대북한 강경 정책,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지명한 부시의 연두교서 등으로 보여진다.
또 훈련 중이던 주한 미군 전차에 의한 두 여중생의 사망, 끊임없이 일어나는 미국 청소년들의 총기사고, 마약, 폭력 등으로 얼룩진 미국의 사회상 미국인들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거만한 태도, 우월 의식, 너무 공격적인 자세 등도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하는 원인이라고 하겠다.
어쨌든 언론인들, 특히 신문에 나가는 기사들을 선택하고 크기를 정하고 방향도 결정하고 기사의 앞머리를 다시 쓰는 등 신문기사를 전체적으로 처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신문 편집인들의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체계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인식이 알게 모르게 작용하여 만들어진 기사들과 신문들이 국민과 국가에 큰 영향을 주는 사회여론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으로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한국의 미국관이 우려된다.
이성형
애팔라치안
주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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