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국정원 감찰실장 도청테이프 모두 소각
1999년 3월부터 2001년 4월까지 국가정보원 감찰실장을 지냈던 이건모(60)씨는 28일 공운영(58)씨로부터 도청테이프를 수거해 200개를 전량 소각했으며, 그 내용은 윗선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청내용이 세상에 공개될 경우 상상을 초월할 대혼란을 야기하고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에 걸친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내 직권으로 모두 소각했다며 전체 내용을 정리ㆍ분석한 후 천용택 당시 국정원장에게 개요만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당시 공씨를 처벌하지 않은 것에 대해 자료유출을 문제 삼아 사법처리로 이어지면 도청테이프 존재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 것이라고 판단, 문제 삼지 않았으며 뒷거래는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전 안기부 비밀 도청 조직인 미림팀 재건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 대해 본인 협조 하에 조사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조만간 미림팀 재건ㆍ지휘 책임자로 알려진 오정소 전 안기부 1차장을 조사할 방침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오씨 조사에서 김현철씨의 개입 사실이 드러날 경우 김씨 조사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은 다음달 1일 열리는 국회 정보위에 조사 내용을 보고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서창희 부장검사)는 이날 공씨에 대해 도청자료 유출(통신비밀보호법 위반)과 삼성에 대한 공갈미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재미동포 윌리엄 박(한국명 박인회ㆍ58)씨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공씨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건강이 회복된 후에 수감하기로 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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