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인사회의 극소수의 분들에게만 해당되는 경제얘기를 드리려한다. 세금에 대한 제대로 된 안목을 가지시는 게 본인과 가족들과 사회전체를 위해서 어떻게 좋은가 이해를 하도록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서다.
세금이란, 우선 우리 모두가 싫어하는 것이다. 미국 속담에 이 세상에서 정말 확실한 것이라고는 죽음과 세금밖에는 없다라는 얘기가 있다. 많은 분들이 일년 중에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 세금보고할 때인 것처럼 우리 모두에게 세금이란 싫은 말이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결코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피했다가는 혼이 나리라 아는 것이기에, 우리 모두가 내는 게 세금이다.
우리 한인여러분들이 자영업을 하시고, 사실 미국경제 체제 안에서의 자영업에 대한 조세상의 대우는 후한 편이다. 자영업을 하는 이들이 내는 세금은 봉급을 받고 사는 이들이 내는 세금보다 세율이나 액수에서 더 적다. 조세체계가 독립한 비즈니스에게는 좀 관대하기 때문이다. 쉬운 예로, 봉급생활자가 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넣은 자동차 개스 값은 세금을 내고난 뒤의 돈이었고 자영업을 하는 분들이 넣은 개스 값은 세금내기 전의 돈으로 낸 것이었다. 개스 값조차 자영업자에게는 더 싸게 먹힌다는 얘기다. 이것뿐이 아니고 여러 가지에서 자영업자들은 봉급생활자들에게는 없는 납세상의 혜택이 있다.
그런데 세금을 적게 내다보면 그다음엔 아주 안 내는 게 더 좋아 보이는 게 인간의 욕심이고 언론보도를 보면 실제 한인사회에서 경찰이나 이민국 단속이 있거나 딴 수사를 하다가 금고에서 엄청난 액수의 현금이 발견되어 난리가 나기도 하고 집이나 업체에서 현금도둑을 맞아도 경찰에 신고도 못하는 희극이 생기기도 한다. 은행의 안전박스 속에 감추어둔, 세금을 안낸 돈은 현명하게 보면 돈이 아니다. 골치 덩어리일 뿐이다.
우리는 옛날 한국에서부터 세금을 다 내면 큰일 나는 것으로 아는 세상분위기에 젖어 살아왔다. 사실 본국에서의 자영업자들은 관공서나 주위의 여러 곳에서 ‘뜯기는’ 돈들이 많아서 유사세금이 높은 환경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하고 그러다보니 탈세가 관행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미국은 비즈니스 환경이 좋다. 그러나 일단 탈세가 적발이 되 면 모든 것이 끝나버릴 수 있도록 그 벌칙은 타격이 크다.
비즈니스에서 보험을 여러 가지 들어야하는데 보험은 우리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그러니까 비싼 보험료를 내면서 보험을 드는 것이다. 납세도 마찬가지다. 탈세하면서 매일을 어느 정도의 두려움에 사는 것보다 세금을 적당히 내면서 편한 마음으로 사는 이들의 인생이 훨씬 좋다. 과연 누가 더 현명한가는 쉽게 판단이 서도록 분명해진다. 그리고 탈세로 숨어있는 돈은 경제적으로 죽은 돈이다.
돈세탁을 하다가 형사범이 되어 인생이 망가지는 경우를 들지 않더라도, 납세를 하는 버릇을 길러야하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경제 얘기가 많다. 지면이 부족해서 자세히 예를 들지는 못하지만, 세금을 내고 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경제적으로도 더 이 롭다.
회계사들에게 절세를 부탁하고 적당한 세금을 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게 더 이로울 뿐 아니라 미국경제 안에서는 유사시 보험금 지급에서나, 융자를 받을 때나, 신용을 증명해야할 때나 지금 보이지 않는 수많은 경우에서 납세를 하는 게 멀리보아 틀림없이 더 이롭다. 그리고 탈세한 돈으로 자식에게 재산을 더 남겨주는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고마움과 존경을 더 받는 게 아니다. 필자가 본 많은 젊은이들은, 가난하지만 마음이 훌륭한 부모들을 자랑스러워한다.
이종열
페이스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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