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울했던 텍사스 커리어를 접고 NL로 복귀한 박찬호는 3일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파드레스 데뷔전을 갖는다. <연합>
박찬호 내일 피츠버그서 NL 복귀전… 김병현도 출격
‘첫 단추를 잘 꿰어라.’
지난달 29일 샌디에고 파드레스로 전격 트레이드된 박찬호(32)가 3일 피츠버그 PNC팍에서 벌어지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등판, 파드레스 멤버로 데뷔전을 갖는다. 지난 2001년 시즌을 마친 뒤 LA 다저스를 떠나 아메리칸리그(AL)팀인 텍사스 레인저스에 입단한 뒤 부상과 부진으로 점철된 암울한 3년 반을 보냈던 박찬호로서는 이번 파드레스 이적이 AL에서의 모든 나쁜 기억을 잊고 좋은 기억이 많은 내셔널리그(NL)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트레이드는 비록 레인저스가 팀에 별 필요도 없는 선수(필 네빈)를 받고 추가로 두 선수의 잔여연봉 차액인 700만달러까지 파드레스에 보전해주는 등 박찬호를 쫓아내다시피 했다는 점에서 박찬호로선 자존심이 상하는 거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 점에서 오히려 꺼져가던 커리어를 되살릴 수 있는 좋은 찬스가 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필드에서 성적이 받쳐줘야 하는 것이 물론이지만 성적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레인저스에 있을 때보다 훨씬 좋다.
우선 파드레스(51승54패)는 승률 5할선에 3게임이나 못 미침에도 불구, 현 메이저리그 최약체 디비전인 NL 서부조에 속한 덕에 현재 조 1위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52승55패)에 승차없이 승률에서만 약간 처진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1위 성적이 이처럼 형편없으니 디비전 다른 팀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런 팀들을 상대하는 것은 LA 에인절스나 오클랜드 A’s같은 막강 전력의 팀을 상대해야했던 레인저스 시절과 비교한다면 조금 과장을 보태 ‘식은 죽 먹기’ 일수도 있다.
꼭 디비전뿐만이 아니다. 전체적으로 NL팀들의 타선은 AL팀들에 비하면 파괴력이 훨씬 떨어진다.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NL팀 가운데 AL 플레이오프팀과 어느 정도 비슷한 타선을 보유한 팀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한 팀뿐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NL에선 라인업 가운데 상대투수자리인 9번은 투수로서 조금 쉬어갈 여지가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한마디로 말해 투수로서 상대가 훨씬 쉬어졌다.
또 다른 요소는 NL이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 많은 성공을 거뒀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곳이어서 자신감을 얻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점이다. 물론 오랜만에 복귀로 인해 상대할 타자들의 면모가 상당히 많이 달라졌지만 기본적으로 팀컬러는 수년정도에 크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처음 적응기만 잘 넘긴다면 의외로 빠르게 적응할 가능성이 높다. 또 파드레스 홈구장인 펫코팍이 투수들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알려진 것도 놓칠 수 없다.
3일 NL 복귀 첫 상대인 파이어리츠는 44승61패로 NL 중부조 꼴찌로 처진 팀으로 현 멤버중 박찬호와 상대한 경험이 있는 선수는 대릴 워드와 잭 윌슨 등 4명에 불과하다. 박찬호는 역대 파이어리츠를 상대로 4승5패, 방어율 4.31을 기록, 승률이 5할을 밑돌고 있어 이번이 승률을 5할로 끌어올릴 찬스다. 과연 NL에서 제2의 커리어를 시작한 박찬호가 첫 단추를 잘 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찬호 등판 경기는 3일 오후 4시5분(LA시간)부터 시작되며 이어 오후 7시15분부터는 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이 샌프란시스코 SBC팍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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