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자<자영업>
제니퍼 로페스가 댄스교사로 나오는 ‘Shall We Dance’라는 영화의 일부분은 이렇다.
직업이 안정되고 좋은 가정을 가진 한 남자는 일상 생활이 재미없고 무료하다. 출퇴근하는 그의 모습이 그렇다고 말하고 있다. 하루는 덤덤한 얼굴을 하고 퇴근을 하다가, 지하철 창문을 통하여 댄스교습소에서 밖을 내다보고 있는 한 여자를 본다. 그 여자는 다음 날에도 그렇게 하염없는 얼굴로 어둠이 깃든 밖을 바라본다.
집에 가다가 중간에 기차에서 내린 남자는 댄스교습소에 간다. 그리고 얼결에 댄스교습을 받게된다. 그러면서 그의 생활은 활기를 갖게되는데, 그의 부인은 갑자기 생기가 도는 남편때문에 궁금증이 일어나고, 급기야는 남편의 뒷조사를 부탁하려고 허름한 한 사무실을 찾아간다. 그리고 에이전트에게 말한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배우자의 모든 것을 알며 그의 인생을 증거하기 위하여라고.
대강 그러한 내용이었는데 그 여인의 대사는 오랫 동안 나의 가슴을 울려주었다.
결혼을 하고나면 함께 사는 배우자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게된다.
예컨데, 남들은 알기힘든 버릇, 잠을 잘 때의 잠버릇이 얌전한지. 남이 보거나 말거나 항상 품위있는 인격을 갖추고 있는지. 집안에서와 집밖에서와 그 태도에 일관성이 있는지, 가슴속 깊은 곳에 있는 심성은 어떠한지. 참으로 많은 여러 사항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나의 배우자의 삶을 증거하고 있는동안, 나의 배우자는 나를 바라보며 내 삶의 증인이되어 일생을 보낼터이다. 그렇다면 나는 일상을 어떻게 보내야만 하는가 . 오랫동안 누구와 함께 동거동락을 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중요한 인연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으며, 그는 나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가. 일생을 함께 살면서도 배우자가 어떤 사람인지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자식까지 키우면서 감쪽같이 숨긴 이중생활을 10년이 넘도록 몰랐다는둥, 심지어는 연쇄살인범을 잡고보니 마을의 칭찬받는 모범 시민이었는데, 물론 그의 부인은 전혀 감도 잡지 못하고 있었다는 기막힌 뉴스가 있는가하면, 누구는 알고 보았더니 이러저러 했더라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이다. 때때로 사람들에게 들켜서 낭패를 당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랫동안 남몰래 증인들이 없어서 무사했던 사람들도 물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삶을 속속들이 드려다보는 사람, 나의 삶을 증거하는 사람은 과연 누구일까.
일생을 통해서 내가 만났던 모든 사람들일 것이다. 그런가하면 어느 사이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누구인가의 삶을 증거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된다.
아름다운 삶을 살았노라고 증거해 줄 나의 증인들을 위해서라도 오늘이 복되고 건강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내일도 좋은 마음을 가꾸는 하루가 되기를, 그리고 나에게 뿐만 아니라 내가 만났으며 그래서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하루를 뜻있게 보내시라고 간구해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