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 바라보지 말고
새로움 주는 미주 문학을”
한국 팬클럽 회장등 지내
LA등 문학행사 단골 초청인사
2세 작가 한국문화 정서 기조 삼는한
언어 달라도 한국문학사 편입 가능
한국 펜클럽 회장 등을 지낸 원로 문학인 성기조(사진·75) 시인은 미주 한인문인들과 교분이 깊다. 그는 LA 등에서 열리는 문학행사에 단골 초청인사이기도 하다. 그만큼 미주 한국문학에 밝으며, 이민사회의 문화환경도 잘 이해한다. 그래서 가끔 쓴 소리도 한다.
지난 6일 해변 문학제에서 ‘소설적 상상력과 시적 문장을 갖춘 수필’을 주문한 것도 미주 한인문인들을 향한 그의 애정어린 충고라고 할 수 있다. 이 주문은 비문학의 시대에서 탈출하는 향도역을 수필에 기대하는 문학 일반론에서 나온 형태를 취하긴 했으나‘사실기록의 문장으로 신변잡사를 쓰는 것이 수필의 전부’인 줄 아는 일부 미주문인에 대한 따끔한 지적으로도 새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성 시인을 만나 미주 한인문학을 보는 그의 생각, 무엇보다 좀 쓴 소리를 요청했다. 이민문학에 애정이 깊은 원로에게 이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미주 문인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한국 문단은 바라볼 필요가 없다. 등단이니 하는 통과의례에 신경쓰지 말자. 미주에서 훌륭한 작품이 나오면 오히려 한국내 문학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주 이민문학은 한국 문학의 경험확대, 외연의 확장이란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는 것이 곧 그 말이다.
하지만 그의 이런 기대와는 달리 아직 한국문학에 새로움을 안겨주는 미주문학은 별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미주 이민문학이 미국에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미국에서는 언어장벽 때문에 미국문화와 문학의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한국내 문인들과는 달리 한국 문학에도 닫혀 있는 것이 미주 한인문인들의 현주소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문학적 지하자원도 이민 당시의 문학취향 수준에 굳어 있고, 동호인적인 분위기에만 안주해서는 괄목할만한 이민문학을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미주 등 해외에서 동포문인들이 일궈낸 문학적 성과는 한국문학사에서‘이민문학’이란 장르에서 평가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져 있다고 전한다. 다만 한국 문학에 문제를 제기하고, 영향을 미칠 만한 이민문학의 작품이 드문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영어권의 이창래와 이혜리 등 역량있는 2세 작가들의 작품은 한국문학의 입장에서는 한국정서와 문화의 수출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한다. 또한 그들의 작품이 한국 문화와 정서를 기조로 삼는 한 사용된 언어가 영어라 할지라도 한국문학사에 편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거듭 미국에서는 좀더 크고, 넓고, 길게 보는 새로운 문학을 해 줄 것을 요망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중의 어려움이 있긴 하나 한국의 작품은 물론 미국 문학도 부지런히 따라 잡으면서 문학이론 공부도 병행하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글 안상호·사진 신효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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