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60년을 맞아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상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1953년 단 67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2004년 현재 1만4,162달러이며, 세계 11위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오늘이 있기까지 우리 부모세대가 겪은 처절했던 가난이며, 전쟁 중에 태어난 나 역시 배고팠던 어린 시절을 평생 잊을 수 없다.
당시 겨울을 보내고 희망의 새봄을 맞을 때쯤이면 봄을 맞는 기쁨보다는 먹을 것이 없어 산천을 헤매야 하는 보릿고개를 맞았다. 보릿고개는 가을에 비축한 식량이 이듬해 3월께부터 거의 바닥이 나고 보리를 수확하는 6월까지는 먹을 것이 없어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 하는 일종의 생명고개를 의미했다. 
이때가 되면 산야에 쑥을 비롯한 각종 나물에서부터 소나무 껍질을 벗겨 죽을 쑤어 먹는 등 식량과의 한판 전쟁을 가져야 했으며 때로 굶어 죽거나 부황으로 얼굴이 누렇게 부어 오른 사람이 많았다. 그러다가 이 고개를 넘기고 나면 보리가 수확되고 비록 보리밥이지만 다시금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게 되었으니 만약 보리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생각하면 보리가 우리 민족의 목숨을 구한 생명 줄과도 같은 너무나 고마운 먹거리였다. 
보리는 건강에도 매우 좋은 식품이다. 왜냐하면 가을에 씨를 뿌리면 추운 겨울동안 땅속 깊이 뿌리내리고 하얀 눈 속에서도 생명을 지키다가 새봄이 되면 다시금 자라는 월동작물로 수확하기까지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식품이다. 어쩌면 혹독한 겨울 같은 춘궁기를 보내야 하는 우리 민족처럼 겨울을 버티고 살아나 우리에게 식량을 제공해준 효자식품이기도 하다. 
먹을 것이 넘치는 지금은 보리밥이 별미이자 건강식으로 간혹 밥상에 오르고 있을 뿐 요즘 세대에게 보릿고개는 이해할 수 없는 까마득한 과거이다. 
가난했던 것이 자랑할 것은 아니나, 불과 얼마 전 우리 부모세대가 겪었던 이런 민족의 비애 보릿고개가 점점 잊혀져가고 있음을 보며 광복 60년을 맞아 풍요로운 현실이 결코 그냥 찾아온 것이 아님을 상기하고 싶다.
조무제
경상북도
LA파견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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