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모목사(뉴욕한국인 그레잇넥교회 원로)
창조신학과 구속신학은 하나님이 역사에 관여하시되 특히 약하고 고난 받는 인간들에 대해 깊이 관심하시는 분임을 강조한다. 때문에 창조신학은 그 창조신앙이 보여준 역사적인 배경에서 새롭게 이해되어야 한다. 메마른 땅에 물이 흐르도록 강을 파면서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나님이 인간과 우주를 만드셨다는 기록은 메마른 팔레스타인과 관련하여 이해할 때 새로운 뜻을 가진다.
메마른 땅에서 가뭄과 기갈로 생존의 위협을 받는 인간들을 위해 하나님이 강을 파고 물과 식물을 공급하는 노동자로 역사에 개입하신다는 신앙을 선포한다. 이후 400여 년 뒤 이스라엘 백성들이 페르시아에서 포로가 되어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 사이의 좁은 땅에서 범람하는 홍수의 위협을 당할 때 하나님이 홍수를 제거하여 마른 땅이 드러나게 함으로써 저들을 구원하는 역사의 구주로 묘사한다. 이민족 애굽 폭정의 탄압 속에서 강제노동으로 고난 받는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역사적인 해방을 모세라는 대리자를 통해 역사하신다. 고난 받는 인간의 구원을 위해서 역사에 직접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활동은 창조신학에서나 구속신학에서 공통성을 가진다. 때로는 하늘에서 말씀을 선포하여 그 말씀이 땅에서 실현되게 하시고, 때로는 하나님이 직접 농부처럼 고난 받는 역사적 현실 속에서 일하신다. 또한 때로는 대표자들을 불러 하나님을 대신해서 역사적 현실 속에
서 고난 받는 인간들을 돌보게 하신다. 역사적 현실이 끊임없이 변하고 하나님의 말씀도 다양하게 선포되나, 역사에 관여하시는 하나님의 뜻은 변하지 아니한다.
더욱이 구체적인 사건들을 떠나 추상적으로는 역사를 생각조차 할 줄 모르던 예언자들에게서 하나님이 역사의 주라는 뜻이 더 분명해진다. 그들은 하나의 구체적 사건을 떠난 시간의 개념은 생각하지도 못했다. 그들이 알고 있던 시간이란 사건들을 지닌 시간이다. 게르하르트 폰라트(Gerhard Von Rad)는 그의 <예언자 메시지>에서 이 점을 잘 밝혀준다. 이스라엘인들에게 현대인이 이해하는 끝없이 무한한 시간 개념은 완전히 빠져 있다.
시간이란 시간의 한 경점이나 시간의 한 기간을 뜻한다. 낳는 때, 동물이 모일 때, 왕들이 전쟁에서 싸우러 갈 때, 나무가 열매를 맺을 때, 하나님이 그 피조물에게 때가 되면 음식을 주실 때 등 모든 사건은 정확한 자기의 때에 그의 분명한 장소를 가진다. 사건 없는 시간이나 시간 없는 사건은 생각하지 못한다. 전도서 3장의 기록과 같이 모든 것은 다 ‘때’가 있다. 그러므로 지극히 지혜로운 것은 모든 사물들의 정해진 때를 상실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신비스러운 때(Kairos)를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사상에 근거해서 저들은 ‘때들’(times)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다. 이는 지극히 현실적 의미를 가진 말이다. 저들의 안목에 인간의 생은 많은 시간들의 연결성 없는 사건들이 아니라 일련의 연속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저들의 현재는 일련의 창조 사건들에 기초하고 역사적 발전 속에 함축된 것이다. 어떠한 역사적 사건이든 전체적인 한 부분으로 이해한다. 여러 가지의 분리된 사건들을 연결시키는 분은 하나님이요, 바로 역사의 주이신 이 하나님이 시간 속에서 저들의 방향을 인도한다. 때문에 구체적인 역사적 현실 속에서만이 하나님의 뜻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구약의 중요 사적들을 비춰볼 때 저들의 역사 이해의 독특성은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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