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혜(취재2부 부장대우)
관공서가 있는 도로 인근에서 우체통보다는 큰 박스들이 설치된 것을 볼 수 있다.아프리카 난민이나 불우이웃들에게 전달될 헌옷들을 넣는 박스들이다. 집에서 입지 않는 옷들을 모아 헌옷 박스에 집어넣으면 가난한 이웃들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다.가끔 아파트 밖 쓰레기통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다 보면 멀쩡한 옷들이 버려진 것을 목격하게 된다. 그 옷들 중에는 한글로 된 태그(tag)가 눈에 띈다.
조금만 걸어가면 헌옷 박스가 있는데 걷기가 귀찮아서인지 잘 몰라서인지 옷을 쓰레기통에 마구 버리고 있다. 안 입는 옷이나 아이들 장난감들을 버리지 않고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는 미국 가정에서 보면 이같이 마구 버리는 한인들의 행동은 좀 놀라울 수 있다.처음 미국에 와 한번쯤은 이삿짐 세일이나 차고 세일 같은 동네 세일을 찾아다니며 쓸 만한 물건을 아주 싸게 혹은 덤으로 얻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미국 생활 초창기 남이 쓰던 물건을 사용한다는 것이 꺼림칙해 마다했으나 구경하다보니 재미있고 이따금 쓸 만한 물건을 건질 수 있어 한동안 무빙세일을 열심히 찾아다닌 적이 있었다. 이사 나갈 때 웬만하면 불필요한 물건들은 다 버리고 가는 우리 한인들과는 달리 녹슨 티스푼처럼 그냥 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은 물건도 내놓는 미국인들의 알뜰함에 혀를 내두를 때도 있었다.
이사오기 전 끌고 오기 귀찮아 아래층에 사는 젊은 미국인 부부에게 오래된 LPG판 수십 장을 주니 횡재인 듯 좋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면 수집품으로 모아 두어도 좋을 듯싶었다는 생각에 후회가 된다.
우리가 무심코 버리는 물건들이 아주 긴요하게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버리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봄직하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