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레이더스와의 프리시즌 경기를 앞두고 샌호제에서 훈련중인 뉴올리언스 세인츠의 조나단 설리반이 연습도중 허리케인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뉴올리언스를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있다.
루이지애나·미시시피·앨라배마주 각종 경기 취소 잇따라
어쩌면 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앙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스포츠계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간 루이지애나와 미시시피, 앨라배마주에선 각종 스포츠경기가 잇달아 취소되고 있는 가 하면 직접 피해를 입은 선수들의 이야기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그린베이 패커스의 베테랑 쿼터백 브렛 파브는 지난 29일과 30일을 불안과 초조가운데 보내야 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바로 자기 가족들의 집이 있는 미시시피주 킬린을 향해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 킬린의 집에 있던 파브의 어머니 보니타는 집이 물에 잠기자 파브의 할머니 등 다른 가족들과 함께 다락으로 피신, 29일 밤을 보낸 뒤 30일 물이 조금 빠지자 근처에 다른 아들집에 피신해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킬린에서 60마일 북쪽에 위치한 해티스버그에 살던 파브의 부인과 자녀 2명도 안전했지만 파브 가족의 킬린 집이 완전히 파괴됐고 파브의 해티스버그 집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브는 “지난 24시간동안 ‘왜 하필 나야…’, ‘수많은 장소를 놔두고…’라고 중얼거리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내겐 감사해야 할 것이 훨씬 많음을 기억하려고 노력했다”고 괴로웠던 순간을 털어놨다.
한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루키 선발투수 폴 마홈은 30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으나 경기 전날 그의 생각은 전혀 다른 데 가 있었다. 마홈의 집은 카트리나가 정통으로 휩쓸고 지나간 미시시피주 오션스프링스에 위치해 있었기에 집과 가족에 대한 걱정과 불안 때문에 보통 때라면 엄청난 긴장과 초조함을 안겨줬을 빅리그 데뷔전은 아예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것. 결국 마홈은 빅리그 데뷔전이 시작되기 몇 시간전인 30일 오전 11시 친척으로부터 자기 집이 무사하고 가족들도 안전하다는 연락을 받았고 용기백배, 이날 저녁 벌어진 경기에서 브루어스를 8이닝동안 4안타 무실점으로 잠재우는 눈부신 호투로 데뷔전을 멋진 승리로 장식했다.
한편 도시의 80%이상이 물에 잠긴 뉴올리언스 지역 이재민들의 피난처역할을 했던 뉴올리언스 수퍼돔은 허리케인으로 지붕의 두 군데에 구멍이 뚫린 가운데 정전과 단수, 그리고 화장실 시설의 고장으로 이곳에 대피한 이재민들이 극도로 불결한 위생상태에 노출돼 있었다. 이에 따라 루이지애나의 이웃인 텍사스주는 현재 비어있는 휴스턴 애스트로돔을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로 제공하기로 하고 31일부터 현재 수퍼돔에 피신 중인 이재민 약 2만3,000명을 포함, 약 2만5,000여 이재민을 버스로 350마일 떨어진 애스트로돔으로 옮기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들이 떠나더라도 수퍼돔은 당분간 사용이 불가능할 것이 확실해 이곳은 홈구장으로 쓰고 있는 뉴올리언스 세인츠는 현재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1일 오클랜드에서 벌어지는 오클랜드 레이더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차 북가주에 와 있는 세인츠는 경기 후 샌안토니오로 이동, 훈련을 계속할 예정인 데 올 시즌 홈 경기를 어디서 해야 할지는 그야말로 아무도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이 지역 대학들은 이번 주말 시작되는 대학풋볼 시즌 개막전을 속속 연기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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