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 병원은 늙고 병든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자연히 즐거움이란 없고 항상 쓸쓸한 분위기에 젖어 있다. 
내가 있는 애나하임 양로병원은 제2의 한인타운인 가든 그로브가 인접해서 인지 한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내가 중풍으로 쓰러져 이곳에 온 지도 어언 10년이 넘게 지났다. 이곳은 수용인원 전부가 휠체어에 의지해 지낸다. 매일 신음소리, 치매에 걸려서 아무런 뜻 없이 질러대는 소리 등으로 인하여 거의 미소를 지을 일이 없다. 그래서인지 인근 성당이나 교회에서 위로방문인지 선교 방문인지 방문이 많다. 
좋던 시절 다 지났으니 이곳은 인생의 마지막 정거장 격이다. 나는 양로병원에서의 인생길이 너무나 괴롭고 무서운 죽음의 길이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생과 사의 한계상황에 온 것이었다. 그래서 가끔 괴로운 시간을 면하기 위하여 독주를 마시고 싶었고, 쓸쓸하고 괴롭고 무서운 감정으로 공연히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양로 병원에서의 삶은 괴로운 시간의 연속이었다. 
그러던 내가 몇년전 인생의 마지막 고개 길에서 영세를 받고 생각지도 못했던 천주교인이 되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하셨다는 예수님의 말씀에 반신반의하면서 하느님을 찾아갔다. 신기하게도 그 이후에 그 불안하던 감정은 나 자신도 모르게 가라앉았다. 하느님께서 천지만물을 창조하셨고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끼고 나니 내게 평화가 찾아왔다. 창밖을 내다보면서 흘렸던 눈물이 천주교에 입문하면서 미소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매주 성당에서 방문하여 베푸는 봉성체에 힘을 얻은 것 같다. 
예수님이 나와 항상 함께 하신다는 생각에 나는 양로병원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미소를 찾았다. 나는 이 양로병원의 미소가 영원한 미소로 남기를 염원한다. 
임아담 /애나하임 양로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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