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연<한국학교 교사>
“이 세상에서 절대 할 수 없는 것 세가지가 뭐게?”
“밤 하늘에 별 따기, 스님 머리에 꽃핀 꽂기, 한국 대통령 입 막기”, “맞았어!, 근데, 내가 이 세가지 다 해 줄게 나랑 결혼하자, 응?”
이런 숨 멈추는 프로포즈를 받으며 결혼한 것도 아니고, 몸은 21세기, 마음은 조국 근대화 시기에 두고 부모님 중매로 협박적 결혼을 한 후 20년이 지났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부딪치지 않으려고 단념 하는 일도 있었고, 체념하는 일도 서로가 생겨서, 서로의 영역이 자연스레 생기더니, 언제부턴가 내가 해야 하는 부분에는 잔손이 많이 간다는 생각이 싹텄다.
나보다 항상 늦게 일어난 침대를 보면, 도올 김 용옥은 자고 일어난 이부자리를 50이 넘도록 스스로 갠다고 자랑스럽게 대중 매체에서 얘기하는데 침대 커버가 이게 뭐람?
칫솔과 면도기는 왜 이리 제자리를 못 찾는 것이고, 샤워 할 때 비누칠 하면서 왜 물은 계속 흘려 보내는지, 목욕 수건은 왜 항상 욕조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지, 사용한 수건 펼쳐 걸어놓지 못하고, 벗어 놓은 양말짝은 왜 같이 있지 않는가?
식사 준비하느라 정신 없는데 물 좀 따라 마시면 어떻고, 식사한 밥그릇 설거지통에 넣고 물 좀 부어 놓으면 어때?
빨리 밥 먹자고 하는데 뭐 그리 볼거리가 많다고 신문 펴고 있는지, TV보다 잠들어 TV끄면 다시 틀어 놓고 자는 것은 또 뭐람? 먼저 잠든 아내 깨워 등 가렵다고 빨리 긁어 달라고 꼭 해야 하는 건지… 이것은 해라. 저것은 하지 마라. 이젠 내 잔소리에 나도 귀찮아 죽겠다고 박박 거린다.
그 바가지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
점심 식사 후 거래처로 일 나갔던 남편은 Stroke로 응급실로 실려가 무의식 상태에서 숨막히는 초 긴장 상황으로 하루 저녁을 보냈고, 두통의 고통을 이기며 몸의 상태가 정상으로 회복 된지 꼭 일년이 되었다.
열흘 남짓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남편을 보며 일어 날 수만 있다면, 일어만 난다면, 밤 하늘의 별을 따다 내 가슴에 달아 달라고 하지도 않을거고, 듣기 거북한 한국 대통령 입 좀 제발 막아 달라고 보채지도 않을거고, 한 밤중 라면 끓여 달래도 군소리 않할거란 기대를 하며 마음을 졸인다.
현실로 다가온 기대, 한 동안은 위로하고 격려하며 수발을 든다.
그 절박 했던 상황은 시간과 함께 희석되어, 함께 한 지난 일년은 내 계획된 틀 안에 남편의 모든 것을 꽉 조여 넣으려고 선수 치는 일이 많아 잔소리 보다는 명령에 가깝게 여자가 남자를 더 귀찮게한 한 해였음을 고백한다.
그렇지만 남자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게 있다.
’당신은 나의 동반자, 영원한 나의 동반자~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는 노래를 불러주면 너무 닭살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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