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뇨, 저희는 인터뷰 같은 거 안 할래요.”
“원하는 정보는 다 드릴 수 있어요. 대신 저희 업소 이름만은 신문에 내지 말아주세요.”
취재를 위해 한인타운 곳곳을 헤집고 다니다 보면 다양한 업종의 비즈니스 업주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아이디어 상품을 판매하고 있어서, 고객 서비스가 참신해서, 훈훈한 미담을 발견해서 등 다양한 이유로 취재수첩을 꺼내 들면 많은 이들이 손사래를 친다. 때론 한 번 기사화 된 곳을 다시 찾으면 “이제 안하고 싶다”며 멋적은 웃음을 짓기도 한다.
이유는 한결같다. 동종 업계의 질투 섞인 시선이 두렵다는 것이다.
후폭풍이 불어닥치는 경우도 있다. 근거 없는 소문의 온상이 되거나 카운티 보건국에서 갑자기 위생검사를 나온다. 도매상에서 물건 거래를 그만 하자고 알려올 때도 있다.
물론 우연의 일치였는지 업소측 말대로 업계의 ‘보복성 뒤처리’였는지는 확인 길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가볍게 듣고 넘길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다양한 업종에서 같은 말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우리 옛말에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모난 돌은 정 맞는다고 했다. 이 속담이 시공을 초월해 2005년 한인타운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경쟁 업체의 탁월한 경영 방식이 소개되면 또 다른 아이디어로 공정 경쟁을 하기보다 뜬소문이 먼저 뭉게뭉게 피어오르지는 않는가. 틈새시장이 아니라 카운티 보건국 신고창구를 공략하고 있지는 않는가.
거래처 늘리기 보다 경쟁업체의 공급선을 끊기가 우선은 아닌가. 바로 이것이 불신과 부정으로 얼룩져 있는 우리의 자화상은 아닌지 반성할 때다.
그러나 반대로 보석 같이 귀한 이야기를 발견할 때도 있다. 가난한 과일장사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건축가, 이 공사를 위해 몇 천달러를 선뜻 내놓은 할머니, ‘발없는’ 사람들을 위해 배달서비스를 시작한 세탁소 주인, 지금 이 시간에도 소리소문 없이 장애인들을 돕고 있는 헤어디자이너 등….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곳이 또한 한인타운이기도 하다.
‘천사의 도시’ Los Angeles에서 살고 있는 한인 업주들에게서 ‘천사표’ 스토리가 더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동희
<경제부 >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