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성 박사, 15일 시집 출판기념 가든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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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누가 말했던가 / 마음을 젊게 하니 몸도 함께하는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니 참 기쁘다 (중략) / 숫자에 맞추어 얽매인 인습에서 벗어나니 열리는 새로운 삶이 신선하고 경이롭다 / 머릿속 깊이 잠긴 고정 관념 몸에 배인 묵은 버릇을 훌훌 털어버리니 이렇게 자유로울 수 없다 (이임성 詩 ‘모든 것은 마음에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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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자작시를 낭송하는 75세 늦깎이 시인의 목소리는 작은 떨림 속에서도 수확을 앞둔 대지의 넉넉함으로 다가왔다.
15일(토) 낮 12시 애서튼에 위치한 이임성 박사(75)의 자택에서 열린 ‘황혼의 늦봄’ 시집 출판기념 가든파티에서 이박사는 자작시 <모든 것은 마음에서> 외에도 <귀뚜라미 소리>, <큰 섬의 그믐달> 등 총 세편의 자작시를 3명의 딸(영미, 선미, 경미)과 함께 한글과 영어로 각각 낭송했다.
스탠포드 대학을 다니던 학창시절, 방정식이 적힌 노트 한켠에 떠오르던 시상을 적곤 하던 공학도 청년 이임성은 40여 년이 지난 칠순의 나이에 처녀 시집을 내고 비로소 시인이 됐다. 공학박사가 시인이 된 것이 어찌 보면 ‘바이올린을 켜는 이발사’처럼 다소 특이해 보이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지난 40여 년간 시라는 존재를 잊고 살다가 은퇴 후 생활속에서 느낀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적었을 뿐”이라며 해맑은 미소를 짓는 그 앞에서 ‘시인과 공학박사’라는 세상이 정해놓은 간판의 경계는 별다른 의미가 없어 보였다.
미국 국제시인협회(www.poetry.com)에 올해 <큰섬의 밤하늘> 입선을 계기로 정식 시인으로 등단하기도 한 이박사는 이처럼 은퇴 후 틈틈이 써온 시들을 모아 ‘황혼의 늦봄’이라는 시집을 출간하게 됐다.
이날 출판기념 가든파티에는 이박사의 오랜 벗들과 친지들을 비롯해 민주평통 샌프란시스코 협의회의 정에스라 회장과 김진덕 고문,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 노희방 원장, 산호세 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 신광철 목사, 북가주 아름다운재단 이연택 이사장, IB은행 산타클라라 지점 하이디 한 지점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백여 명의 하객들로 성황을 이뤘다.
산호세 한미봉사회의 심영임 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샌프란시스코 한국문학인협회 신예선 회장은 “지난 40여 년간 각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왔지만 오늘처럼 기다려진 적은 없었다”며 “70여 평생의 부와 권력을 뒤로 한 채 시가 있어 남은 생이 행복할 수 있는 시인의 탄생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샌프란시스코 한국교육원의 노희방 원장은 이박사가 1980년대 삼성반도체 미주법인의 창업사장으로서 삼성의 발전에 공헌한 업적을 기리고 “황혼의 늦봄이란 시집 제목에서 황혼이란 단어는 웬지 서글픔이 느껴지지만 늦봄은 앞으로 여름을 지나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가을을 예견하는 희망을 준다”며 이박사가 앞으로도 왕성한 시작 활동을 통해 인생 후배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나눠줄 것을 당부했다.
이임성 박사는 시작 활동 외에도 지난 2003년부터 산호세 한미봉사회 이사장으로 있으며 커뮤니티 발전에 봉사하고 있다.
<김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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