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지난 1917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88년간 악령처럼 따라다녔던 `블랙삭스의 저주’를 과연 풀 수 있을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마운드의 높이를 앞세워 2002년 챔피언 LA 에인절스를 4승1패로 따돌리고 월드시리즈에 오른 화이트삭스의 우승 염원이 현실로 이뤄질 수 있을 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이트삭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은 1959년 이후 무려 46년 만으로 1917년 뉴욕 자이언츠를 4승2패로 제치고 챔프로 등극한 뒤 88년간 우승 반지와 인연이 없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보?뉴욕 양키스에 팔아넘긴 후 지난해 우승하기까지 86년간 시달렸다는 `밤비노의 저주’보다 질긴 악연인 셈.
1917년 정상 등극 후 지독한 우승 가뭄의 단초가 된 건 2년 후 월드시리즈.
1919년 리그 챔피언을 차지한 화이트삭스는 내셔널리그 챔프 신시내티 레즈와의 월드시리즈를 앞두고 전력의 우위속에 낙승이 예상됐지만 9전5선승제 승부에서 3승5패로 무너졌다.
화이트삭스의 우승 좌절 과정에서 주전 선수 8명이 도박사들과 짜고 일부러 져주기 게임을 한 사실이 드러났고 역대 최악의 이 승부조작 사건은 팀 상징인 흰 양말을 빗대 `블랙삭스 스캔들’로 불리게 됐다.
특히 이들 8명 중 `맨발의 조’(Shoeless Joe)로 유명한 조 잭슨도 스캔들에 연루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영구제명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잭슨은 당시 월드시리즈에서 최다인 12개의 안타와 타율 0.375으로 맹활약, 무죄를 주장했지만 끝내 영구제명돼 생애 통산 타율 0.356의 화려한 성적에도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블랙삭스 스캔들 이후 화이트삭스는 리그 챔피언 결정전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부진을 겪었고 지난 59년 간신히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LA 다저스에 2승4패로 고배를 마셔 블랙삭스의 저주를 푸는 데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견고한 방패와 화끈한 방망이로 무장, 저주 풀기 기대감이 높다.
`양말 시리즈’로 불렸던 디비전시리즈에서 레드삭스를 3연승으로 눌렀다.
또 에인절스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2차전 선발 마크 벌리부터 존 갈랜드(3차전), 프레디 가르시아(4차전), 호세 콘트레라스(5차전)가 4경기 연속 완투승 행진 을 벌이며 46년 만에 그렇게도 갈망하던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마운드 못지 않게 타선도 스콧 푸세드닉과 폴 코너코, 칼 에버렛, A.J 피어진스키, 조 크리드 등의 화력이 만만치 않다.
내셔널리그에선 앤디 페티트-로이 오스왈트-로저 클레멘스-브랜드 배키로 이어지는 화려한 선발진을 보유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막강 타선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3승1패로 앞서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진출을 눈 앞에 둔 가운데 화이트삭스가 88년 한을 풀고 월드시리즈 반지를 차지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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