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신문서 학살혐의 무죄 주장… 심리 한달여 연기
사담 후세인(68)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특별재판이 19일 시작됐으나 재판부는 변호인단측이 변론준비 미흡 등을 이유로 제기한 3개월간의 심리연기 요청을 부분적으로 수용, 11월28일까지 휴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3년 12월 고향인 티크리트 농가의 지하 토굴에서 미군에 체포돼 모처에 구금돼 온 후세인은 검은 양복에 흰색 와이셔츠를 받쳐입은 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들고 교도관 2명의 호위를 받으며 당초 예정보다 2시간 가량 늦은 정오께 바그다드 그린존 내 옛 바트당사에 마련된 특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후세인은 성명 등 인적사항을 묻는 리즈가르 모함메드 아민 주심판사의 인정신문에 도전적인 목소리로 “당신은 이라크인이고 내가 누군지를 안다. 당신들이야말로 도대체 누구냐? 나는 이라크 대통령으로서의 헌법상 권리를 갖고 있다”며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5명으로 구성된 특별재판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이라크 TV 방송은 후세인 재판 모습을 녹화해 30분 시차를 두고 방영했다.
후세인은 함께 기소된 타하 야신 라마단 전 부총리, 바르잔 이브라힘 알-티크리티 전 정보국장, 옛 바트당 지역 책임자 등 7명의 측근들이 입정한 뒤 마지막으로 법정에 들어와 3칸으로 분리된 피고인석의 맨 앞쪽에서 신문을 받았다.
재판부는 인정신문이 끝난 뒤 후세인 등 8명을 상대로 1982년 7월 시아파 마을 두자일에서 발생한 143명의 주민학살 사건에 관계된 살인, 고문, 불법감금 등의 범죄혐의를 고지하면서 유죄 인정 여부를 집중 추궁했으나 후세인을 포함한 모든 피고인들은 무죄를 주장했다.
이날 재판이 열리기에 앞서 법정이 설치된 바그다드 중심부 그린존에 저항세력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2발의 박격포탄이 떨어졌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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